"즉각 복귀·코로나 확산"압박에도 미얀마 연일 쿠데타 규탄시위
최고사령관, 연이틀 反시위 발언…휴일 맞아 공무원·항공관제사 "군부독재 반대"
2만여명 사면 조치…"군부 지지 세력 시위대 공격·시위대 수감공간 마련" 의혹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군정 최고사령관의 공무원 업무 복귀 및 시위 자제촉구에도 불구하고 쿠데타를 규탄하는 거리 시위가 휴일인 12일 일주일째 미얀마 전역에서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군부가 아웅산 수치 문민정부에 반대했던 극우 인사 등 2만3천명 이상을 전격 사면하면서 강경 군부 지지자들의 시위대 공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외신 및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이날 관영 매체를 통해 발표한 '유니언 데이' 성명에서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는 공무원들에 대해 즉각 업무에 복귀하라고 말했다.
유니언 데이는 소수민족과 단일 독립국을 건설하자는 합의를 끌어낸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는 전날에도 성명을 내고 공무원들의 업무 복귀를 촉구하고, 국민들에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할 수 있는 만큼 집회 참석을 피하라고 언급했다.
이는 공무원들을 압박하는 동시에 코로나19를 거론하면서 시위 확산세를 진정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촉구에도 불구하고 유니언 데이 휴일을 맞아 미얀마 전역에서 수 만명이 거리로 나와 평화적으로 쿠데타 규탄 시위를 벌였다.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의사 수백 명이 수술복과 가운을 입고 시내 중심가를 행진했다.
교사와 관료, 항공 관제사 등 필수 업종에 종사하는 공무원들도 거리에서 쿠데타를 규탄하고, 수치 고문 등 구금된 정부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다만 동남부 해안도시인 몰라민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고무탄을 발사, 3명이 부상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 적십자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 군부 보안군은 전날 밤에도 일부 도시에서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인사들에 대한 체포를 이어갔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이날 오전 수감 중인 죄수 2만3천여 명에 대해 사면 결정을 내렸다.
AFP 통신은 유니언 데이를 맞아 사면이 이뤄지는 것은 일반적이라면서도, 수치 고문이나 측근 등이 석방될 예정이라는 징후는 없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수치 고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군부를 지지해 온 극우 승려 위라투도 사면 대상에 포함돼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SNS 일각에서는 군부 지지자들을 대거 석방한 뒤 이들에게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공격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사면 대상자 중에는 지난 2017년 수치 고문에 협력해 온 저명한 인사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범인을 지지한 이들도 포함됐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왔다.
또 군부 지지자들을 교도소에서 내보내고 그 자리에 쿠데타 규탄 시위대를 대거 체포해 수감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연합(AAPP)도 "갑작스러운 석방이 (쿠데타 규탄 시위를 하는) 정치범들을 수용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AAPP는 쿠데타 이후 260명 이상이 군부에 의해 체포 구금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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