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코로나 장기화 따른 고용쇼크…장단기 극복대책 총동원해야
(서울=연합뉴스) 새해 첫 달 고용 성적표는 '쇼크'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참담한 수준이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581만8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98만2천명 감소했다. 외환위기 여파를 겪던 1998년 12월 128만3천명이 줄어든 이후 23년 만에 최대의 감소 폭이다. 모든 연령대의 취업자 수와 고용률이 하락했고 15~64세 고용률은 64.3%로 지난해보다 2.4%포인트 하락했다. 실업자는 157만명으로 지난해보다 41만7천명이나 증가해 실업 통계가 개편된 1999년 6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실업률 역시 5.7%로 1년 전보다 1.8%포인트 뛰었고 1월 기준으로는 2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고용의 거의 모든 측면에 타격을 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숙박 및 음식점업(-36만7천명), 도매 및 소매업(-21만8천명),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10만3천명) 등 거리두기 영업제한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의 취업자 수가 특히 큰 폭으로 줄었다. 그나마 비대면 영업과 서비스 활성화의 혜택을 본 운수 및 창고업(3만명)과 사업시설 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2만7천명)의 취업자 수는 증가세를 보였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근로자(-56만3천명), 일용근로자(-23만2천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5만8천명) 등이 격감해 전염병 재난이 취약 계층에 더 큰 타격을 입히고 있음을 재확인하게 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용은 줄곧 악화해 왔지만, 유독 지난달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은 여러 악재가 중첩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8일 거리두기가 수도권 2.5단계, 기타 지역 2단계로 격상되면서 숙박업소, 음식점, 도·소매업체 등 대면서비스 업체들이 된서리를 맞게 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 밖에 청년 신규 채용 감소와 노인 일자리 종료 후 개시까지의 시차, 폭설에 따른 일용직 감소 등도 고용 사정 악화에 한몫했다. 통계청 실무자는 지난해 1월 취업자가 56만8천명 늘었던 것 역시 지난달 고용 상황이 더욱 나빠 보이게 하는 '기저효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일자리 사정이 단기간에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아직도 매일 300~4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영업제한의 미세한 조정이라면 모를까 큰 폭으로 거리두기 규제를 완화하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낙관적으로 내다본다고 해도 정부가 집단면역 형성 목표로 정한 11월까지는 대면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한파는 이어질 것으로 봐야 한다.
이처럼 거센 파도에 자영업자들이나 소상공인들이 맞서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어떻게든 이 고비를 넘기려면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는 이날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1분기 중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90만+알파(α)'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여성 맞춤형 일자리 대책에도 속도를 내기로 하는 등 사용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고용 악화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극히 당연한 방향 설정이지만, 우선순위를 잘 가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자리를 잃고 생계의 위기에 직면한 이들을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찾는 일이 급선무일 것이다. 재난지원금 형태의 직접 지원과 함께 연초에 일시 중단된 공공일자리 사업을 재개하고 자영업자와 중소 상공인들의 고용 지원을 강화하는 등 단기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필요하다면 추가 경정 예산의 조기 편성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물론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구조의 개편이나 기업의 고용 촉진을 위한 유인책과 규제 개선 등 긴 호흡으로 연구하고 토의해야 할 중장기 과제들도 뒷전으로 미룰 수는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미친 여파가 전방위적인 만큼 이에 대처하는 전략도 전면적 총력 대응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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