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춘제 귀향객 자택 문 앞에 '봉인' 표시 논란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춘제(春節·설)를 쇠기 위해 귀향한 사람의 외출을 막기 위해 자택 문을 '봉인'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됐다.
2일 신화통신과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동부 저장성 원저우(溫州)에서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춘제를 앞두고 고향인 헤이룽장성 지시(鷄西)시 지관(鷄冠)구의 한 주거 구역(社區)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주거구역 관리소 측에서 A씨의 집 현관문 앞에 '봉인' 표시를 하고, 일주일간 외출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글을 붙였다.
이러한 행위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이던 지난해 초 중국 내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적이 있다. 이번 춘제 기간 인구이동에 따른 질병 확산 우려 속에 또다시 등장한 것이다.
헤이룽장성은 1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8명 나왔고, 올해 들어 누적 확진자가 627명에 이를 정도로 확산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헤이룽장성 자무스(佳木斯)에서는 최근 슈퍼마켓의 육류와 빵 제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이 상품들은 지난달 11~31일 시중에 판매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반면 원저우는 340일 넘게 지역사회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코로나19 저위험 지역으로 분류돼있다.
신화통신은 "중앙 보건당국이 저위험 지역에서 온 사람들에 대해 격리를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획일적인 방식은 방역에 무의미하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주거 구역 측은 '봉인' 표시를 떼고 사과했다.
주거 구역 측은 "상부의 방역 정책을 오해했다"면서 "저위험 지역에서 온 경우 자가격리 대신 자발적으로 매일 체온을 보고하는 등의 건강 모니터링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지관구 당국도 지역 내에 추가적인 부당행위가 있는지 조사하도록 했다.
하지만 "귀향객들이 집에 머물도록 강제하지는 않겠지만 가능한 한 그러기를 권고한다"면서 귀향객이 불필요하게 자주 외출할 경우 봉인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방 정부들에 중앙정부의 지침 외에 추가적인 제한을 가하지 말도록 촉구하면서 "귀중한 코로나19 방역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 정부는 올해 춘제 이동을 전면 통제하지는 않지만, 귀향을 자제하도록 독려하고 귀향 시 방역 대책을 철저히 할 것을 요구했다.
외지에서 온 노동자들이 많은 베이징(北京) 등 대도시들은 사람들이 고향에 가지 않도록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며, 중국 각지에서는 연휴 기간 종교시설을 폐쇄하고 종교행사도 중단하도록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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