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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공급 마찰' EU-아스트라제네카, 계약서 공개
'백신 생산 위해 EU, 영국 시설서 최선의 노력해야' 문구 포함…양측 해석 엇갈려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2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맺은 계약서를 공개했다.
29일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 계약서에는 아스트라제네카가 EU 내와 영국에 있는 생산 현장에서 EU에 공급할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최선의 합리적인 노력(Best reasonable efforts)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최근 불거진 양측의 분쟁에서 핵심적인 주제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 22일 벨기에 소재 공장의 코로나19 백신 생산 차질로 초기 유럽 공급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히자 EU는 영국에서 생산한 백신을 EU로 돌리라고 요구하는 등 양측은 마찰을 빚고 있다.
앞서 EU는 회원국을 대신해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4억회분 구매 계약을 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초기 EU 공급 물량을 당초 계획했던 8천만회분에서 3천100만회분으로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대한 노력하겠다(Best effort)"고 했지, 계약상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며, 공급 계약서에는 보증한다는 내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조항은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들어간 상용문구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또 EU 집행위는 아스트라제네카가 EU 내부뿐만 아니라 영국 공장 2곳에서도 백신을 생산하기로 계약했다며 아스트라제네카가 계약을 위반하고 영국 공장 제조 물량을 영국으로만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책임자(CEO)는 디벨트 등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EU보다 3개월 전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그래서 생산도 일찍 시작해 초기 문제점을 해결할 시간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EU에서 생산은 원래 계획보다 두 달 뒤처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자 EU는 계약서 공개를 원했고, 아스트라제네카가 이에 동의하면서 이날 게시됐다. 청구서 세부 사항 등 기밀 정보가 담긴 부분은 삭제된 채 공개됐다.
그러나 계약서에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에서 생산된 백신을 EU에 꼭 보내야 하는지 여부는 나와 있지 않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벨기에 보건 당국이 전날 EU 집행위의 요청에 따라 이 나라에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생산 공장 한 곳을 점검했다고 AFP는 전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이날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조건부 판매 승인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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