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옛 FARC 반군 지도부,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돼
특별평화재판소 "FARC, 내전 기간 2만1천여 명 납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콜롬비아의 옛 최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지도자들이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콜롬비아 특별평화재판소는 28일(현지시간) FARC를 이끌던 로드리고 론도뇨 등 지도부 8명을 전쟁범죄와 반인륜범죄 혐의로 기소했다고 로이터·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특별평화재판소는 지난 2016년 FARC와 콜롬비아 정부의 평화협정에 따라 세워진 조직으로, 콜롬비아 내전 기간 발생한 범죄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담당한다.
재판소는 방대한 수사 자료와 1명 이상의 피해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한 2년 반의 조사 끝에 내전 중 FARC가 저지른 납치 등의 범죄에 대해 지도부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
콜롬비아에선 1964년 조직된 FARC를 중심으로 한 좌익 반군과 정부군, 우익 민병대가 뒤얽혀 50년 넘게 치열한 유혈 충돌을 벌였다.
내전 당시 콜롬비아에선 정치인이나 민간인이 반군에 납치돼 몸값을 뜯기거나 살해되는 일도 빈번했다.
이날 특별평화재판소는 FARC 반군들이 군인이나 정부 관계자들을 납치해 수감된 반군 조직원 석방을 압박하고, 내전 자금 마련을 위해 몸값을 노린 납치도 저질렀다고 밝혔다.
1990∼2016년 FARC의 납치 피해자는 2만1천396명에 달한다고 재판소는 추산했다. 납치된 후 풀려나기까지 길게는 10년을 갇혀 지낸 이들도 있다.
26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콜롬비아 내전은 지난 2016년 콜롬비아 정부와 FARC가 역사적인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반세기 만에 종식됐고, FARC는 무기를 반납한 후 해산했다.
정치인으로 변신한 론도뇨는 지난해 특별평화재판소에서 과거 FARC의 납치 범죄에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이날 기소된 이들이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 평화협정에 따라 감경된 처벌을 받지만, 혐의를 부인할 경우 형사재판을 거쳐 최대 징역 20년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고 외신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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