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신수도 건설공사 착공 백신 접종 이후로 연기
연말까지 접종 완료 계획…2024년 수도이전 목표 안 바꿔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2019년 8월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에 신수도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국가프로그램이 완료된 뒤에야 착수할 전망이다.
25일 CNBC인도네시아,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수하르소 모노아르파 국가개발기획부(Bappenas) 장관은 최근 "백신 접종 프로그램 이후에 신수도 개발을 시작할 것이며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수도법안(IKN)이 올해 의회의 우선 처리 법안 목록에 포함됐고, 신수도 건설 조직 설립을 위한 대통령령이 이미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인도네시아가 백신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기에 신수도 건설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보건 당국은 이달 조코위 대통령을 시작으로 인구의 70%인 1억8천150만 명에게 무료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1차로 올해 4월까지 보건의료인 130만 명, 공무원·공공근로자 1천740만 명, 60세 이상 노인 2천150만 명에게 각각 접종한다.
나머지 일반인들은 올해 4월부터 내년 3월까지 순차로 접종하기로 했는데, 조코위 대통령이 접종 완료 시기를 올해 연말로 앞당기라고 지시한 상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바섬 인구와 경제력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며 대통령궁과 의회, 대법원까지 모두 보르네오섬 신수도로 이전하고, 자카르타는 비즈니스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조코위 정부는 신수도법안을 당초 작년 3월 발의하고, 7월에 착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부 예산 대부분을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투입하면서 일정을 미뤘다.
국가개발기획부는 신수도 건설을 위한 마스터 플랜(종합계획)을 완성했으나 착공을 위한 예산을 배정받지 못했다.
차흐요 쿠몰로 행정개혁장관은 "신수도 건설 시 중앙 정부 공무원을 어떻게 이전할지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해 국가개발기획부, 재무부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앞서 작년 1월 "중앙 정부 공무원이 140만 명이고 이들의 가족을 합하면 600만∼700만 명이 새 수도로 이전할 것"이라며 "파리 인구의 3배, 워싱턴DC 인구의 10배가 될 것이기에 스마트 메트로폴리스(대도시)를 건설하고 싶다"고 구상을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착공이 늦어지고 있음에도 2024년 1단계 이주 목표를 바꾸지 않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달 중순 기자들에게 "모든 중앙 정부 공무원들이 바로 이전할 것이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신의 뜻대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착공이 일러야 2022년으로 미뤄지면서 2024년 이전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한국의 경우 대전시에서 10㎞ 떨어진 곳에 세종시를 건설했음에도 특별법 제정 후 정부청사 첫 입주까지 7년이 넘게 걸렸다.
인도네시아 동칼리만탄의 신수도 건설 부지는 인구 75만 명의 발릭파판에서 기존 도로로 100㎞(직선거리 40㎞) 떨어져 있어 도로·상하수도·가스·전기 등 인프라 시설을 연결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에 파견 근무 중인 최형욱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부이사관은 "인니 정부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수도이전 계획 수립을 계속 진행해왔다"며 "최근에는 사업비용과 재원 조달을 위한 민관협력사업(PPP) 모델 자료를 요청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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