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트럼프에 복수 다짐' 이란 최고지도자 계정 정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녹색 잔디 위에서 붉은 셔츠를 입고 골프를 치는 남성에게 다가가는 전투기 모형의 검은색 그림자. 그리고 복수를 다짐하는 메시지.
퇴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복수를 암시하는 이 이미지를 올린 트위터 계정이 정지됐다.
22일(현지시간) 중동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트위터는 '트럼프에 대한 복수'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게시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명의의 페르시아어 계정(@khamenei_site)을 영구 정지하기로 했다.
트위터는 성명을 통해 "이 계정이 '조작·스팸(manipulation and spam) 관련 정책, 특히 가짜 계정 개설에 관한 정책을 위반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트위터 대변인은 AP통신의 관련 논평 요구에 대해 골퍼와 드론 사진의 트윗이 회사의 '가학적 행위 정책'에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메네이 명의의 트위터 계정에는 골프 치는 남성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장면과 전투기로 추정되는 물체의 검은 그림자를 합성한 이미지가 게시됐다.
이미지에는 "솔레이마니 장군을 살해한 자와 살해를 지시한 자는 반드시 처벌돼야 한다. 복수는 적절한 때 확실히 이뤄질 것"이라는 메시지도 들어 있다.
대상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이 메시지가 퇴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이란 혁명수비대 지도자인 솔레이마니 장군 살해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란에서는 트위터 이용 자체가 금지됐지만, 하메네이는 트위터 계정을 계속 이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위터는 이달 초 하메네이의 영어 계정(@khamenei_ir)도 정지시킨 바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 제조한 코로나19 백신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 직후였다.
한편 트위터의 이번 조처는 미국 의회 난동을 계기로 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 영구 정지 조치 이후 전 세계 정치 지도자의 소셜미디어 계정 관리에 대한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나왔다.
미국의 반이란 시민단체 이란핵반대연합(UANI)의 제이슨 브로드스키 정책 이사는 "이란 최고지도자의 트위터 계정들은 폭력을 조장하고 허위정보를 뿜어내어온 만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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