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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연정 합류 협상하던 정치인 마피아 연루 의혹에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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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연정 합류 협상하던 정치인 마피아 연루 의혹에 퇴진
중도정당 당수, 은드란게타 이권 봐주고 총선서 도움받은 의혹
연정 지지 설득해온 콘테 총리 당혹…상원 안정과반 확보 비상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정치인과 결탁한 마피아의 '검은 그림자'가 다시 어른거리며 현지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이탈리아 수사당국은 21일(현지시간) 최대 마피아 조직 '은드란게타'(Ndrangheta)와 연결 고리가 있는 인물 13명을 체포하고 35명을 가택 연금했다.
혐의는 범죄단체 가입·활동, 선거 개입, 돈세탁 등이다.
이들 중에는 사업가, 공무원, 사무직 종사자 등도 포함돼 있다고 당국은 전했다.
눈에 띄는 것은 선거 개입 혐의다. 선거 과정에서 정치인과 모종의 공모가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해 수사당국은 '중도연합'(UDC)을 이끄는 로렌초 체사 하원의원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21일 그의 로마 자택을 압수 수색을 했다고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수사당국은 그가 은드란게타의 이권 사업을 보장해주는 대가로 2018년 총선에서 도움을 받은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사 의원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도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압수수색 당일 UDC 대표직에서 전격 사임했다.



이번 사건은 이탈리아 정가에도 작지 않은 충격파를 던지는 모양새다. 특히 살얼음판을 걷는 연립정부의 운명과도 직결된 사안이라 수사 상황에 관심이 크다.
연정을 이끄는 주세페 콘테 총리는 지난주 '생동하는 이탈리아'(IV)의 연정 이탈로 무너진 상원 과반 의석을 되찾고자 UDC에 연정 참여를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UDC는 상원(총 321석)에서 3석을 갖고 있다.
의석 규모로만 보면 소수 정당에 불과하나 연정이 지난 19일 상원 신임안 표결에서 절대 과반(161석)에 살짝 못 미치는 156명의 지지표를 확보한 것을 고려하면 큰 힘이 될 수 있는 의석 수다.
UDC는 야권인 '우파연합'의 일원이지만 온건한 중도주의를 표방하고 있어 중도 좌파가 중심축인 연정 내에서의 거부감도 크지 않다.
하지만 UDC의 수장이 마피아와 손을 잡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더는 연정 참여 협상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22일 자 지면 기사에서 "연정 기반을 강화하려는 콘테 총리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상원 과반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 직면한 콘테 총리가 조기 총선 개최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는 현재 정치인 가운데 60% 안팎의 가장 높은 국민적 호감도를 갖춘 그가 독자적으로 정치 세력을 규합해 총선에 나선다면 의미 있는 지지세를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러한 기류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콘테 신당'을 포함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까지 속속 나오고 있다.
당장 총선이 치러지는 상황을 가정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콘테 신당이 15%를 넘는 지지율로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이 당권을 쥔 극우 정당 동맹(23%)에 이어 원내 2당의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경우 연정 파트너인 오성운동 및 민주당의 지지세가 잠식될 수밖에 없어 결국 '제살깎아먹기'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연정 내부에서도 현 상황에서 총선을 치르면 우파연합에 압도당할 것이라며 여전히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살비니 상원의원 등 우파연합 지도부는 21일 정국 위기 관리자인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나 현 연정이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조기 총선 개최를 거듭 주장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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