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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아시아서 '백신 외교' 박차…수출·무상지원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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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아시아서 '백신 외교' 박차…수출·무상지원 개시
이웃 나라에 인도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 시작
중국에 밀려 위축된 '맹주' 위상 회복 계기 기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가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여온 남아시아에서 '백신 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세계 백신의 60%가량을 생산하는 '세계의 약국' 인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앞세워 이 지역에서 영향력 회복을 노리는 모습이다.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도 외교부는 "20일부터 부탄, 몰디브, 방글라데시, 네팔, 미얀마, 세이셸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무상지원 물량 공급이 시작된다"고 19일 밝혔다.
외교부는 "규제 당국의 절차가 마무리되면 스리랑카, 아프가니스탄, 모리셔스에도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20일 부탄과 몰디브에 각각 15만 도스(1도스=1회 접종분), 10만 도스 규모의 인도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전달된다.
부탄과 몰디브의 인구는 각각 70여만 명과 50여만 명이다. 몰디브는 추후 30만 도스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별도 구매할 예정이다.
인구 1억6천만 명의 방글라데시에는 200만 도스가 무상으로 제공된다.
방글라데시 외교부는 "백신을 실은 인도 특별기가 21일 다카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글라데시는 이와 별도로 작년 11월 3천만 도스의 인도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도입 계약을 맺었다.
이와 관련한 물량도 조만간 인도가 수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는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다음 달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인도의 '앙숙' 파키스탄에는 인도산 백신이 전달되지 않는다.
당국 관계자는 "파키스탄으로부터는 백신 공급 요청이 없었다"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세계 최대 백신 제조회사인 세룸 인스티튜트(SII)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 SII는 이미 5천만 도스를 생산해뒀고 3월까지 월 1억 도스 규모로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인도는 16일부터 백신 접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인도는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밀려 맹주 노릇을 했던 '앞마당' 남아시아에서 위상이 흔들렸다.
특히 중국은 인도 주변 남아시아 항구 등을 잇달아 개발하는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으로 인도의 신경을 자극해왔다.
실제로 중국은 2013년 인도양에 핵 추진 잠수함을 파견했고, 스리랑카 함반토타항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몰디브 등 인도양 곳곳에 거점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인도와 국경 갈등으로 첨예한 신경전까지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이번 백신 외교를 통해 남아시아에서의 입지를 상당히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천59만5천660명(보건·가족복지부 집계)으로 전날보다 1만3천823명 증가했다. 하루 신규 사망자 수는 162명이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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