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북제재 위반 인니 담배종이 회사에 벌금 28억원
북한 2개 회사와 거래하고 제3자 명의로 대금 받은 혐의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담배종이 회사 부킷 무리아 자야(Bukit Muria Jaya·BMJ)가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에 총 28억원의 벌금·배상금을 내게 됐다.
20일 CNBC인도네시아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BMJ가 북한의 업체에 제품을 팔고, 대북제재로 대금을 송금받지 못하자 제3자 명의로 지불받은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BMJ는 1989년 설립된 담배 제조용 종이와 담뱃갑 용지, 비행기 티켓 용지 등을 생산하는 회사로, 서부자바주 카라왕에 공장이 있다.
존 데머스 국가안보보좌관은 "BMJ는 복잡한 수단과 불법적 계획을 통해 의도적으로 거래 유형을 모호하게 만들어 북한에 제품을 판매했다"며 "BMJ는 미국 은행들을 속여 대북제재에 어긋나는 대금을 처리하도록 했다"고 성명을 내놨다.
이어 "대북제재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포함해 전쟁 갈등을 초래하는 위험한 행동을 억제한다"며 "미 법무부는 북한이 언젠가 국제사회에 재통합하길 바라며 이러한 단호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대북 제재는 국제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BMJ는 불법행위를 감추려고 꼼수를 썼지만, FBI와 파트너들이 이를 폭로해 재판에 넘겼다"고 설명했다.
BMJ는 156만1천570달러(17억2천만원)의 벌금을 내기로 하고, 기소유예에 합의했다.
미 법무부는 18개월 동안 BMJ가 기소유예 협정을 잘 준수하면 이후 공소를 기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4일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먼저 BMJ가 잠재적 민사상 책임을 지기 위해 101만6천 달러(11억2천만원)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해외자산통제국에 따르면 BMJ는 북한의 대성무역총회사(Daesong)에 담배 종이를 수출한다고 서류에 적었다가 이후 제3자 명의로 바꿨다.
BMJ는 제3자 명의로 북한에서 받을 담배 종이 대금 95만9천111 달러(10억5천만원)를 2016년 3월부터 2018년 5월까지 28차례 걸쳐 나눠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네시아는 북한과 1964년에 먼저 수교했고, 한국과는 1973년에 수교했다.
인도네시아는 최대 규모 담배종이 회사에 대한 '벌금 폭탄'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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