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어넌, '주방위군 위장' 워싱턴DC 바이든 취임식 침투 모의"
FBI, 법 집행 당국에 은밀 경고…"'외로운 늑대'들도 가담 가능성"
주방위군에 '수상한 자 즉시 보고' 색출령…'제2의 테러' 우려 고조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음모론 단체 '큐어넌'(QAnon) 등 극우 극단주의자들이 수도 워싱턴DC에 배치된 주방위군으로 위장,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침투'하는 방안을 논의해온 것으로 미 연방수사국(FBI)이 파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는 지난 6일 의회 난입 사태에 이어 친(親)트럼프 성향 극단주의자들이 바이든 취임에 맞춰 '제2의 테러'를 도모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현재 워싱턴DC가 군사 요새화하는 등 삼엄한 경비태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FBI는 이러한 내용을 법 집행기관들에 은밀하게 경고했다고 WP가 자체 입수한 정보 보고서를 인용해 전했다.
FBI가 지난 18일 정보 브리핑에서 밝힌 '위협'들을 요약한 이 문건에는 큐어넌 신봉자들과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20일 열리는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할 계획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가운데 일부는 지난 6일 의회 난입 사태에 가담한 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을 방해하기 위한 잠재적 시도들의 징후라고 보도했다.
FBI는 또한 일부 인사들이 워싱턴DC 내 '민감한 장소들'에 대한 지도를 다운받아 공유하는 한편 취임식이 진행되는 동안 이들 기관이 침투 작전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논의해온 움직임을 주시해왔다고 밝혔다.
FBI는 의회 난입 사태 참석자들 일부가 사용한 통신 시스템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러한 수상한 흐름을 포착하긴 했으나, 의회 난입 사태와 유사한 형태로 취임식 장소를 습격하기 위해 진행되는 특정한 음모를 적시하지는 못했다고 WP가 전했다.
FBI는 취임식에 앞서 법 집행 당국에 전달한 이들 '위협'의 신빙성과 심각성 정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앞서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온라인상에서 광범위한 양의 우려되는 소문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WP는 정보 수집 방식이나 특정한 보안 취약 지점 등의 노출을 막기 위해 FBI의 요청으로 정보 보고서에 담긴 일부 세부사항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FBI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 이후 '오스 키퍼스'(Oath Keepers), '쓰리 퍼센터스'(Three Percenters),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등 극단주의자 그룹 멤버들에 대해 조사를 벌여왔다.
FBI는 특히 이번 정보 브리핑에서 큐어넌 연계 인사들이 취임식 때 보안 검문소에 잠입하는 방안에 관심을 보여왔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큐어넌 소속 인사들이 보안 구역에 쉽게 침입하기 위해 주방위군 병사들로 위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왔다"며 "이들은 바리케이드 지역을 감시하기 위한 이미지까지 인터넷상에서 취합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 방위군에는 '가짜 주 방위군'으로 보이는 인사들을 예의주시하라는 지침이 내려진 상태라고 한 국방 당국자가 전했다.
워싱턴 주방위군은 취임식 기간 배치된 병사들에게 주변에서 수상한 무언가를 보거나 듣는 즉시 상관에 보고하라는 색출령을 하달했다.
큐어넌 등 특정한 극우단체와 특별한 연계가 없는 개별 인사들의 가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하이오주 의사당에서 진행된 무장 시위 참여자 5명이 취임식 참석을 위해 워싱턴으로 갈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돼 있다.
이와 더불어 FBI는 여러 사람이 법 집행 당국의 취임식 준비 작업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었다는 주 방위군의 보고를 받고 주시하고 있다. 일부 영상은 이미 인터넷에 떠도는 상태이며, 신원미상의 사람들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보안 구역을 카메라에 담았다는 보고도 올라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시도들이 취임식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인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WP는 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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