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메르켈은 누구?…정·재계 엘리트 의견 갈려
16일 기민당대회서 당대표 선출…9월 총선전 이끌어야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오는 16일 포스트 메르켈 체제의 윤곽을 드러낼 독일 집권당 기독민주당(CDU) 대표 선거를 앞두고 정·재계 엘리트들의 선호 후보가 갈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1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따르면 독일 여론조사전문기관 알렌스바흐가 이 신문의 의뢰를 받아 517명의 정·재·관계 엘리트들을 상대로 차기 기민당 대표 선호도와 관련한 패널조사를 벌인 결과, 재계 엘리트들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전 원내대표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천1명의 기민당 대의원들은 오는 16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경쟁했던 메르츠 전 원내대표와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 노르베르트 뢰트겐 연방하원 외교위원장 등 3명 중에 새 당 대표를 선출하게 된다.
독일이 오는 9월 총선 이후 16년째 집권 중인 메르켈 총리 뒤를 이을 새 총리 선출을 앞둔 가운데, 기민당 대표는 기민·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차기 총리 후보가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기민당의 정당 지지율은 35∼37%로 사회민주당(SPD)이나 녹색당, 좌파당 등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차기 총리로도 유력하다.
메르츠 전 원내대표는 2009년 정계에서 은퇴한 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독일 자회사 이사회 대표를 맡았다가 2018년 복귀했다.
메르츠 전 원내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되면 기민당은 메르켈 시대와 결별하고 한 단계 우클릭하게 될 전망이다.
반면에 정계 엘리트들은 메르켈 총리의 지지를 받는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를 가장 선호했다.
최근 지지도가 급상승한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과 공동 출마한 라셰트 총리가 선출되면 메르켈 시대의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들 세 후보 외에 슈판 보건장관도 후보로 제시됐다.
재계 엘리트들의 지지도는 메르츠(41%), 슈판(20%), 뢰트겐(13%), 라셰트(11%) 순이었던 반면, 정계 엘리트들의 지지도는 라셰트(35%), 뢰트겐(21%), 메르츠(18%), 슈판(7%)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20명의 주 장관이나 주지사를 포함한 112명의 정계 엘리트, 직원 2만명 이상 기업의 경영진 100명을 포함한 357명의 재계 엘리트, 연방·주정부를 이끄는 관계 엘리트 4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