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백신 효과 의문에도 신흥국들 "유일한 선택지" 목맸다
브라질·인니·터키 등 앞다퉈 코로나백 접종에 박차
운송·보관 수월…의료 붕괴될라 중증 예방에 초점
화이자·모더나 등 서구 제약사 백신은 선진국이 입도선매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코로나백'의 예방효과가 임상시험마다 들쑥날쑥하지만 개발도상국들은 이 백신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백보다 예방효과가 좋은 서구 제약사 백신들은 부국들이 냉큼 사들여 많은 개도국이 남은 '유일한 선택지'인 코로나백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라고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코로나백 예방효과는 시험한 국가별로 달리 나타났다.
터키와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1천300명과 1천6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험에서는 91%와 65.3%의 예방효과가 나왔다.
그러나 브라질서는 약 1만3천명 대상 임상시험 결과 50.38%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사용승인 최소기준 50%를 조금 넘겼다.
특히 브라질 결과는 일주일만에 28%포인트가량 낮아진 것이다.
의료지원이 불필요할 정도로 매우 증상이 약한 경우를 포함해 다시 산출했기 때문이라고 임상시험 수행기관은 설명했다.
나라별로 예방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다보니 영국 BBC방송은 "현시점에선 코로나백 예방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말하기 어렵다"라고까지 했다.
브라질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코로나백을 구매한 국가들에선 예방효과가 기대보다 낮고 들쑥날쑥했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각국은 접종에 일단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이날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가장 먼저 코로나백을 맞고 이를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코로나백에 대한 불신을 일축하려는 이벤트였다.
또 터키는 이날 코로나백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브라질에선 상파울루주가 25일부터 코로나백 접종을 시작할 예정인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백 예방효과에 의문을 제기하자 '라이벌'인 주앙 도리아 주지사가 접종일정을 앞당기겠다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개도국이 코로나백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로 무엇보다 이보다 효과가 좋은 백신은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부국들이 선점했다는 사실을 꼽는다.
동남아 국가들 중에도 작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을 시작한 싱가포르는 코로나백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불신을 일축하려는 인도네시아 등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보관·운반이 상대적으로 쉬운 점도 인프라가 열악한 개도국엔 큰 장점이다.
코로나백은 불활성화한 코로나바이러스로 만든 사백신이다.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신기술이 적용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이나 모더나 백신에 견줘 '전통적인 기술'이 사용됐다.
코로나백은 냉장상태에서 보관·운반이 가능하지만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영하의 온도를 유지하는 극저온 콜드체인이 필요하다.
현재 대유행 상황에서 많은 국가가 의료붕괴를 막고자 사망자와 중증환자를 줄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기에 예방효과가 낮더라도 코로나백을 선택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브라질 코로나백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참가자 가운데 중증으로 발전한 이는 7명이였는데 모두 백신이 아닌 위약을 맞은 집단이었다.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라고 하기엔 표본 수가 적지만 브라질 당국은 이를 토대로 코로나백의 중증 예방효과가 100%라고 발표했다.
예방효과가 50%만돼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홍콩대 이우허 박사는 "독감백신 예방효과도 50% 안팎이거나 그보다 낮은데 공동체에 도움이 된다"라면서 "코로나19 백신도 똑같이 생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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