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발달장애 치료, 만 3세 이전에 시작해야 효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김성구 교수, 국내 장애아동 연구결과 발표
"만 3세 되면 이미 결정적 치료시기 놓친 상황일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영유아 발달장애 치료는 만 3세 이전에 시작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유아의 신경발달은 만 3세에 최고조에 이르므로 이때는 이미 결정적인 치료 시기를 놓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구 교수는 2013년 10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이 병원과 고려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3개 대학병원에서 발달장애로 진단받은 아동 627명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장애아동 의료비 지원 사업연구'를 했다.
발달장애는 연령이 높아져도 신체 기능을 일정하게 획득하지 못하는 상태로 주로 운동, 언어, 인지, 정서 및 사회성과 자립 능력에 이상이 나타난다.
연구 대상자를 발달장애 유형별로 나누면 ▲ 언어 발달장애 274명(43.7%) ▲ 최소 두 가지 영역에서 발달 지연이 관찰되는 전반적 발달장애 224명(35.7%) ▲ 언어 발달이 늦으면서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 작용에 문제가 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19명(3%) ▲ 운동 영역에서 심각한 발달 지연이 관찰되는 운동 발달장애 69명(11%) ▲ 5세 이후 연령에서 IQ 70 미만인 지적장애 41명(6.5%)이었다.
전체 아동 중 62.5%인 392명이 만 0∼2세였고, 국내에서는 장애 판정이 불가능한 만 0∼1세 아동은 전체 32%인 202명을 차지했다.
전체 아동 중 92명은 장애 진단 후 6개월 뒤 추적발달검사를 받았다. 이 결과 전체 95%인 87명에게서 장애 진단이 지속돼 처음 진단받은 발달검사 결과가 매우 신뢰도 있는 장애 예측인자로 확인됐다.
발달장애가 미숙아에게 빈번히 나타나는 주요 합병증이라는 사실도 재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 전체의 25%인 157명의 미숙아에게 운동발달지연, 전반적 발달장애 등이 조기에 진단됐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발달지연 치료를 시작하는 연령은 만 3∼4세이지만 이번 연구에서 발달장애 아동의 상당수가 만 0∼1세에 처음 진단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영유아 검사에서 발달장애가 확인되거나 신경학적 검사 등으로 장애가 예견될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발달장애가 나타나더라도 만 3∼4세 정도까지 아이가 호전하기를 기다리다가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흔했으나 조기에 치료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이다.
영유아기는 경험에 따라 두뇌가 변화될 수 있는 신경가소성(neural plasticity)을 특징으로 빠른 변화가 이뤄지는 시기다. 인간의 뇌는 생후 첫 2년 동안 급격하게 발달해 만 3세 때 신경세포를 서로 이어주는 시냅스 연결망의 밀도와 형성 수준이 최고치를 보인다. 이 때문에 발달에 결정적인 시기인 만 1∼2세에 발달장애를 조기 진단하고 치료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언어 발달지연의 경우 늦게 말하는 아이를 염두에 두고 치료를 만 3세 정도에 시작하는 경우가 흔했지만, 이는 매우 늦은 시기"라며 "만 3세가 되면 이미 결정적 시기가 지나고 언어뿐 아니라 언어 지연으로 인한 사회성 발달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므로 만 1세 이전이라도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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