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왕이, 아프리카 이어 동남아행…아웅산 수치와 회담(종합)
왕이 11~16일 미얀마·인니·브루나이·필리핀 방문
일대일로 협력 확대 및 남중국해 문제 해결 주력할 듯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출범을 앞둔 가운데 중국 외교장관이 새해 벽두부터 아프리카에 이어 동남아 순방에 나서며 우군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1일 동남아 방문에 돌입해 16일까지 미얀마,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필리핀을 방문한다.
앞서 왕이 부장은 새해 첫 순방으로 아프리카를 택해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나이지리아, 콩고, 보츠와나, 탄자니아, 세이셸을 공식 방문해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 확대를 공고히 한 바 있다.
왕이 부장의 이번 순방이 주목받는 이유는 아프리카와 동남아 지역이 중국에는 미국을 상대로 파고들 수 있는 틈새시장이며 특히 동남아는 남중국해 문제 등 전략적 가치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왕이 부장의 이번 순방에 필리핀이 포함된 점은 남중국해 문제의 원만한 봉합에도 주안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필리핀은 지난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해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승소해 중국은 그동안 일대일로 등을 통한 막대한 경제 지원으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다독여왔다.
아울러 왕 부장은 전통적인 우방인 미얀마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제공 및 경제 지원을 통해 일대일로 협력 확대를 가속할 방침이다.
왕 부장은 12일(현지시간)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 등을 만나 양국 간 경제 협력 등을 강조하면서 양국 관계 강화를 제안했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미얀마 총선 이후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하게 된 외교 장관이 돼서 매우 기쁘다"면서 "이는 중국과 미얀마 사이의 '동포의 정'을 잘 보여준다"고 양국간 우의를 강조했다.
왕 부장은 "양국은 양국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중국은 미얀마의 우방국으로서 미얀마 정부의 집정과 자국의 사정에 맞는 발전 전략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계속해서 미얀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지원할 것"이라며 "방역 용품과 백신 등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양국의 경제무역 발전 5개년 계획이 잘 실현되고, 국경 경제 협력구 등이 추진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수치 고문과 회담에 이어 미얀마 주요 부처 고위급 관리들과 회담을 이어갔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10일 중국이 원조해 건설하는 미얀마 국가질병통제센터와 의료간호 양성센터 프로젝트 착공식이 열렸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올해는 중국-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대화 관계 설립 3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중국은 이번에 순방하는 4개국 그리고 아세안과의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격상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오 대변인은 "아세안 국가는 일대일로 공동 건설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면서 "중국은 아세안 국가들과 관계 발전을 중시하며 아세안을 주변 외교의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 국가와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발전을 중심으로 일대일로를 함께 추진하고 인류 운명 공동체 건설을 심화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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