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기술자도 접종?…미 대학병원 '자기식구 챙기기' 논란
하버드 등 유명 대학 병원, 환자 접촉없는 직원에게도 백신접종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의 일부 유명 대학병원이 환자를 상대하지 않는 병원 관계자들에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 논란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유명 대학이 운영하는 의료기관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 '자기 식구 챙기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신 접종 대상 선정은 각 주(州)가 판단하지만,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환자들과 접촉하는 의료인과 장기 요양시설 노인들부터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하버드와 컬럼비아, 뉴욕대(NYU), 밴더빌트 등 일부 대학병원에서 컴퓨터 기술자와 암 연구원 등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하지 않는 20~30대의 젊은 병원 관계자들까지 백신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컬럼비아 대학에선 병원 관계자는 누구든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퍼져 대학원 학생들까지 백신을 맞았다.
NYU 의료센터의 경우 직원들에게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원하는 백신을 지금 바로 맞을 수 있다"는 내용의 접종 안내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밴더빌트 대학은 고위험군 환자들에 앞서 1만5천 명의 직원부터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버드 대학이 운영하는 브리검 여성 병원과 매사추세츠 종합병원도 각종 연구진을 포함한 3만4천 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코로나19 방역 현장에서 일하지 않고, 감염과 관련한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20~30대라고 하더라도 병원 직원이라면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컬럼비아대와 NYU가 위치한 뉴욕 주정부는 대학 병원의 자기 식구 챙기기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 정부가 이들 대학 의료기관에 백신을 보낸 것은 저온 보관 시설을 갖췄기 때문이지 마음대로 백신을 접종할 권리를 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존스홉킨스대의 의료윤리학자인 루스 페이든은 "백신 접종 과정에선 절대 연줄과 인연이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라며 "올바르게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비극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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