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두번째 긴급사태 발효…신규확진 '첫 선포 21배' 7천570명
스가 "1개월 후에 반드시 사태 개선" 공언했지만 '어렵다' 관측도
오사카지사 "여기도 긴급사태 선포해달라"…대상지역 확대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한 가운데 도쿄도(東京都)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 긴급사태가 8일 발효됐다.
방역보다 경기 부양을 우선시해 뒤늦게 긴급사태를 선포한 탓에 작년에 처음 긴급사태를 선포했을 때와 비교하면 하루 확진자 수는 21배 수준으로 늘었다.
'신형인플루엔자 등 대책특별조치법'(이하 특조법)에 따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선언한 긴급사태가 8일 0시 도쿄도(東京都), 사이타마(埼玉)·가나가와(神奈川)·지바(千葉)현 등 수도권 4개 광역자치단체에 발효됐다.
긴급사태 기간은 다음 달 7일까지 한 달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자체들은 음식점, 노래방, 술집 등의 영업을 오후 8시에 마치고 주류 제공은 오후 7시까지만 하도록 요청했다.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 등 대형 행사는 시설 정원의 50%, 혹은 5천명까지만 입장객을 받도록 하고 재택근무 등을 장려해 직장으로 출근하는 이들의 수를 7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본 정부는 영업시간 단축 요청을 거부한 음식점의 이름을 공표할 수 있도록 고 휴업 보상금을 하루 4만엔(약 42만원)에서 6만엔(약 63만원)으로 인상하는 등 긴급사태의 실효성을 높이도록 일부 제도를 손질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대책이 음식점 등의 이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작년에 처음 긴급사태를 선언했을 때보다는 대응 조치가 한정적이다.
감염 확산이 심각해 긴급사태를 선포해야 한다는 요구는 일찍부터 나왔으나 경기 침체를 우려한 스가 총리가 줄곧 이런 요청을 외면하다 최근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 등이 공개적으로 요구해 결국 긴급사태가 다시 선포됐다.
긴급사태 선언이 늦어지면서 확진자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8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전날 일본에서는 확진자 7천570명이 새로 확인됐다.
누적 확진자는 26만7천716명으로 증가했고 사망자는 65명 늘어 3천899명이 됐다.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사흘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4일에는 3천323명이었는데 5일 4천912명, 6일 5천999명이었다.
7일 신규 확진자는 긴급사태를 처음 선언한 작년 4월 7일 신규 확진자(368명)의 약 20.6배에 해당한다.
스가 총리는 긴급사태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 "1개월 후에는 반드시 사태를 개선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전문가들은 한 달 만에 감염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올해 여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大阪府) 지사는 오사카에 대해서도 긴급사태 선언을 요구하겠다고 밝혔고 인접한 교토부(京都府)와 효고(兵庫)현도 이에 동조하고 있어 긴급사태 대상 지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아이치(愛知)현 지사도 아이치현의 긴급사태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뜻을 밝힌 바 있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