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5G 중저가 요금제 논란…통신비 경감 vs 알뜰폰 고사
기존요금보다 30% 저렴…선택약정·가족결합 불가, 알뜰폰업계도 반발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SK텔레콤[017670]이 출시를 준비 중인 5G 중저가 요금제를 놓고 소비자와 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5G 통신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한편으로, 실질적 요금인하를 유도하기보다는 알뜰폰 업계의 '밥그릇'만 뺏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한 5G 요금제는 월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9GB 3만8천500원, 200GB 5만3천원, 무제한 6만2천원 등 3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5만5천원에 9GB, 7만5천원에 200GB 수준인 현재 SKT 5G 요금제에 견주면 30%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중저가 요금제 출시 움직임에 따라 업계 전반으로 5G 요금 경쟁이 불붙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 확산 등 비대면 서비스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려고 지속해서 검토해왔다"며 "신고 요금제의 고객 가치 제고 효과를 고려해 정부의 긍정적인 검토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따져보면 실제로는 다수 가입자에게 별다른 유인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이번 상품이 기본적으로 무약정 기반의 온라인 요금제로서 25% 선택약정할인이나 단말기 공시지원금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족결합할인에서 제외되고 이통사 멤버십 포인트도 없다.
따라서 30% 요금이 싸더라도 25% 선택약정할인을 받은 가입자와 요금차가 5%에 불과한데, 가족결합할인이나 이통사 멤버십까지 고려하면 기존 상품보다 오히려 혜택이 적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다만 무약정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요금제를 바꾸기를 희망하는 고객이나, 가족결합을 하지 않고 멤버십 사용빈도가 적은 고객에게는 실속 있는 상품이 될 수 있다.
이번 요금제가 사실상 알뜰폰 요금제와 유사한 구조이기 때문으로, 알뜰폰 업계의 우려도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알뜰폰 고객을 겨냥한 요금제를 SKT가 알뜰폰 수준 가격으로 내놨다는 것이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에 따르면 이번 요금제 가격과 비교해 알뜰폰 업체가 SKT에 제공하는 도매대가는 89~96% 수준으로 거의 차이가 없다.
협회는 도매대가가 SKT 요금의 80% 이상이면 알뜰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적정 격차 유지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운영비 보전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 29일 이번 요금제 신고를 접수한 이후 심사 중으로, 반려 여부 및 결정 시기 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아직 결정되거나 밝힐 내용이 없다"며 "조만간 결정을 내리는 대로 내용을 소상히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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