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팬데믹시대 외출증 '백신여권' 등장할까
'황색카드' 유력후보…진위 확인할 장치가 관건
신뢰성 높일 칩·앱 등 전자기기 플랫폼 검토중
이스라엘에선 벌써 이동자유 보장하는 '그린여권' 발급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백신여권 도입에 대한 논의도 불붙고 있다.
백신여권은 특정 감염병에 대한 예방주사를 맞아 전염 우려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는 문서다. 다른 국가나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더 자유롭게 함으로써 방역뿐만 아니라 경기회복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항공업계 등 일부는 이미 이를 위한 움직임에 나섰지만, 백신여권을 둘러싼 여러 쟁점에 대한 합의가 필요해 현실적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백신여권, 몇 달 내 나올 수도"
전 세계를 위기로 몰고 간 코로나19에 맞선 백신 개발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개발됐다. 백신여권 도입 역시 이와 마찬가지로 짧은 기간 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일각에선 백신여권 체계 개발에 착수했으며, 호주 콴타스 항공은 향후 국제선 탑승객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이번 주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이스라엘은 접종 증명서인 '그린 여권'을 발급, 이를 소지한 자가 이동 제한 조치를 면책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전 세계 통용 전자 여권 체계가 없는 상태다.
또 백신여권을 도입할 경우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여행객의 입국을 불허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인권과 맞닿아 있어 난제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여행객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진 않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온다고 WP는 전했다.
◇ 백신여권 후보로 떠오르는 '황색 카드'
현재로선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으면 발급해주는 백신 접종 증명서 '황색 카드'가 백신여권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황색 카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급하는 의료 여권으로, 아프리카 등 일부 국가는 이를 통해 풍진, 콜레라 등 특정 감염병에 대한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한 뒤 입국을 허가하고 있다.
황색 카드는 이미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데다, 새로운 체계를 개발할 필요 없이 기존 카드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실을 기재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간편하다.
다만 현재는 코로나19 백신이 접종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황색 카드에 기재될 수 없는 상태다.
또한 황색 카드를 입국 허가 기준으로 활용하지 않는 국가에선 이 카드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글로벌 의료 수송업체 플라잉 엔젤스의 밥 배철러 상무이사는 "백신 카드는 보안성이 낮고 입증할 방법이 없다"면서 "항공사가 비행기 탑승객을 심사할 때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신원확인 체계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시민에게 접종 증명서인 하얀색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 전자 체계 이용한 여행 '패스' 속속 개발
항공업계 등은 신뢰성 높은 백신여권 출범을 위해 전자 체계를 활용한 각종 플랫폼을 내놓고 있다.
전 세계 항공사가 모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전자 백신여권 'IATA 트래블 패스'를 개발 중이다.
이는 여행객들이 여행 전 접종해야 할 백신이 무엇인지,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등 사전에 해야 할 일들을 알려주는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세계경제포럼(WEF)과 스위스 비영리 단체인 코먼스 프로젝트는 코로나19 검사와 백신 접종에 대한 세부 정보를 올릴 수 있는 '코먼패스' 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보건 당국에 증빙 자료로 제시할 수 있는 의료 증명서나 통행증이 QR코드 형태로 발급된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온라인 신원확인 회사인 IDEMIA는 자사가 개발한 기술 '오그멘티드 보더스'(Augmented Borders)을 최근 공개, 휴대폰과 여권의 전자칩을 연동해 백신 접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기술이 적용되려면 몇 달은 걸릴 것으로 WP는 전망했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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