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미들 선택은 삼성전자…14.7조 순매수, 수익률 47%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빅히트는 '마이너스' 수익률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올해 증시를 주도한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였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를 8조9천669억원 순매수해 국내 상장기업 중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액 2위도 삼성전자우선주로 5조7천174억원을 사들였다. 두 종목 합쳐 14조6천843억원의 순매수액을 기록했다.
수익률도 좋았다. 개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을 순매수 수량으로 나누면 평균 매입가격은 약 5만3천원으로 나온다. 지난 24일 종가(7만7천800원)는 여기서 46.7% 오른 수준이다. 삼성전자우는 36.1% 올랐다.
개인이 올 한해 삼성전자 주식 매매를 보면을 6월, 7월, 11월 제외하고 매수 우위를 보였다. 삼성전자우는 7월 한 달을 빼고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 장세에 빠진 3월에도 무려 4조9천58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반등에 베팅했다.
최근에는 내년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과 특별배당 기대감 등에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있다.
12월 삼성전자우는 1조7천629억원, 삼성전자는 1조6천375억원의 순매수액을 기록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다음으로는 현대차(2조6천238억원), 네이버(2조1천956억원), 카카오(1조3천790억원), 신한지주(1조2천70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1조1천805억원) 등이 개인 순매수액 7위권에 자리했다.
개인들의 수익률을 보면 현대차(51.6%)가 코스피 지수 상승률(27.7%)을 웃돌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58.7%)에서도 코스닥 지수(38.6%)보다 나은 성과를 거뒀다. 반면 신한지주(12.2%), 네이버(7.6%), 카카오(2.1%) 등에서는 지수 상승률에 못 미치는 수익을 냈다.
반면 개인들은 올해 공모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SK바이오팜(-12.3%), 카카오게임즈(-27.1%), 빅히트(-37.4%) 등에선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개인은 올해 카카오게임즈를 6천441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는 상장 기업 중 11번째로 많은 순매수 규모다. SK바이오팜, 빅히트는 각각 4천403억원, 4천191억원을 순매수했다. 두 종목 역시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 포진했다.
그러나 개인의 카카오게임즈 평균 매입가격은 약 6만2천100원으로 지난 24일 종가(4만5천250원)를 웃돌았다. SK바이오팜(매입금액 19만4천900원·주가 17만1천원), 빅히트(매입금액 25만2천300원·주가 15만8천원)도 마찬가지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나타난 투자자의 열기가 상장 초기까지 이어졌지만 이후 기관의 의무보유 물량 해제와 고평가 논란 속에서 주가가 횡보를 나타내면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바이오팜은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뒤 사흘 연속 상한가로 마감하는 등 상장 초기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지난 7월 10일 20만5천500원으로 마감한 이후 종가가 20만원대에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사흘째인 지난 9월 14일 장중 8만9천100원을 기록한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빅히트의 경우 상장 첫날(25만8천원)이 종가 기준 최고점이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서 63조5천557억원을 순매수하며 증시를 이끌어온 개인이 내년에도 주도 세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충격 시점부터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구가하며 국내 증시 주도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며 "급락 이후 반등을 경험한 학습 효과 및 주가 상승으로 추종 매매가 늘어난 가운데 주식이 유일한 투자 대안이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여전히 풍부한 시중 유동성, 가계 자산 중 주식의 비중이 아직 낮은 점 등을 거론하며 "내년에도 개인이 증시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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