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플러스] "'초고감도센서+AI' 소변검사로 20분 내 전립선암 정밀 진단"
KIST 이관희 박사 "소변 속 전립선암 인자 검출 AI로 분석…다른 암 진단에도 활용 가능"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초고감도센서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소변 검사로 전립선암을 20분 안에 현장에서 95% 이상의 정확도로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센터 이관희 박사팀은 24일 서울아산병원 정인갑 교수팀과 함께 초고감도 전기신호 기반 바이오센서에 스마트 AI 분석법을 도입, 전립선암을 20분 만에 소변 검사로 100%에 가까운 정확도로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남성 암 중 하나인 전립선암은 혈액 내 '전립선 특이항원'(PSA)을 검출하는 방법으로 암 여부를 일차 판별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정확도가 30%에 불과해 혈액검사 후 침습적인 조직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출혈과 고통 등 부작용과 불편이 따른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편의성이 뛰어나고 침습적 조직검사가 필요 없는 소변 진단검사가 사용되고 있지만, 소변에는 암 인자 농도가 낮아 소변 기반의 바이오센서는 정밀진단보다는 위험군 분류에 활용돼 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한 가지 전립선암 인자만 측정하는 기존 방법 대신 소변에 극미량 들어 있는 네 가지 전립선암 인자(PSMA, ENG, ERG, ANXA3)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초고감도 반도체 센서 시스템을 개발, 진단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이 센서로 얻은 네 가지 암 인자 측정치와 전립선암의 상관관계를 인공지능에 기계학습 시키고, 여기서 얻은 검출 신호들의 복잡한 패턴에 따라 암 여부를 진단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이 인공지능 분석법으로 전립선암 환자와 건강한 사람,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소변 76개를 검사한 결과, 암 인자 1개만 활용할 때는 진단 정확도가 평균 62.9%에 그쳤으나 네 가지 인자를 모두 사용하면 진단 정확도가 95.5%로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검사법은 기존 '전립선 특이항원'(PSA) 기반의 혈액검사로는 진단하기 어려웠던 전립선암과 전립선 비대증도 정확하게 구분해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진단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높이고자 현재 이 검사법을 전립선암 진단을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 500명에게 적용하는 후속 연구를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인갑 교수는 "수술이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소변을 활용해 높은 정확도로 선별함으로써 불필요한 조직검사와 치료를 최소화해 의료비 및 의료진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관희 박사는 "소변만으로 전립선암을 신속히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바이오센서의 개발은 방광암과 신장암 등 소변을 활용한 다른 암종의 정밀 진단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후속 연구와 인허가를 거쳐 2~3년 후 의료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 결과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ACS Nano) 최신호에 게재됐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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