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뜨기 직전 강아지와 '비상탈출' 美 남녀 기소돼
외상 후 장애 주장하며 비상문 열고 슬라이드로 내려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에서 비행기가 이륙하기 직전 한 남녀가 비상 탈출구로 기내를 빠져나가 운항이 지연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델타항공은 전날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애틀랜타로 향하는 자사 항공기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당시 비행기는 이륙하려고 활주로를 운행하고 있었는데 승객인 안토니오 머독(31·남)과 브리아나 그레코(27·여)가 자신의 강아지와 함께 탈출했다.
목격자들은 머독이 공황 상태에 빠져 비상문을 열고 탈출용 슬라이드를 편 뒤 뛰어내렸다고 AP에 전했다. 곧이어 그레코가 강아지와 함께 뒤따랐다.
이들은 중범죄에 해당하는 중과실 상해, 무단 침입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머독은 일간 뉴욕포스트에 자신이 당시 공황발작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승무원에게 내려달라고 서너 번 요청했다"라면서 "그들이 비행기를 멈추겠다고 했는데도 실제로 멈추지 않았고, 난 어지럽기 시작했다. 비상 탈출구가 아니라 일반 출입문인 줄 알았다"라고 해명했다.
당시 승객 한 명은 뉴욕타임스에 머독과 그레코가 탈출하기 이전에 좌석을 수차례 바꾸며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머독은 승무원에게 자신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있다며 착석하라는 지시를 듣지 않았다고 목격자는 덧붙였다.
결국 해당 항공기는 탑승 게이트로 돌아왔고 나머지 승객들은 다른 항공기로 갈아탔다.
이들의 강아지는 뉴욕시의 동물보호소에 임시로 맡겨졌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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