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공룡' 길들이기…전인대 내년 비대화방지법 추진
알리바바 앤트그룹 IPO 막은 뒤 새 족쇄 등장
"중국인 일상 지배하는 업체들에 규제 본격화"
독점 따른 사회후생 축소·시장활력 저해 논란 여파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내년에 인터넷 민영기업의 지나친 비대화를 막기 위한 반독점법 개정안을 중점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홍콩매체 명보 등에 따르면 전인대 법제공작위원회 웨중밍(嶽仲明)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반독점법 개정안 등을 포함한 내년 중점 입법 업무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중국 당국이 지난달 알리바바그룹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대규모 기업공개(IPO)에 제동을 걸고, 지난주 알리바바 등 3개 인터넷업체에 반독점법을 적용해 각각 50만 위안(약 8천3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독점규제 강화와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에 대한 제한 필요성이 제기됐고, 플랫폼기업의 독점, 데이터 수집·관리, 소비자 권익보호 관련규정을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 바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이 중국인의 일상생활 영역을 장악한 '인터넷 공룡기업'에 대해 본격 규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의 반독점법 개정작업은 2008년 현행법 시행 후 12년 만이며, 국가 시장감독관리총국이 올해 1월 공개한 개정 초안에는 인터넷 플랫폼 운영자의 시장 지배적 지위 등과 관련한 규정이 추가됐다.
류쥔하이(劉俊海) 인민대 상법연구소 소장은 "일부 초대형 인터넷 플랫폼이 독점적 우위를 이용해 중소 경쟁업체를 억누르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권, 공정거래권, 사생활권 등이 심각히 침해될 수 있다"고 규제 필요성을 밝혔다.
자오핑(趙萍)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연구원 부원장은 "인터넷은 결코 치외법권이 아니다"면서 관련 산업 규모가 커지고 대형 기업 및 다국적기업이 늘어난 만큼 반독점 규제 대상에 오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기관지인 인민정협보는 최근 중국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반독점에 대한 강력한 감독관리시대가 됐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탄젠펑(談劍鋒) 정협 위원은 "일부 초대형 플랫폼이 기업 인수 과정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경쟁을 제한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자신들의 시스템에 들어오지 않는 중소업체에 불이익을 줘 시장 활력과 다양성, 장기적인 혁신발전을 제한했다"고 비판했다.
웨 대변인은 이밖에 "전인대가 내년에 새로운 기술·영역 관련 법률 연구를 강화할 것"이라면서 데이터안전법·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조속히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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