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탈출한 민주화 인사 네이선 로, 영국에 정식 망명 신청
"어떤 장애 직면해도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 다짐
'우산혁명' 주역…홍콩보안법 시행 후 지명수배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홍콩 '우산혁명'을 이끈 대표적 민주화 인사인 네이선 로(羅冠聰·26)가 영국에 정식 망명을 신청했다.
로는 21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의 오피니언 면 기고문에서 영국 정부에 망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유럽 민주주의에 가해지는 위협에 대해 주의를 촉구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영국을 망명지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로는 너무 많은 이들이 중국이 서방국과 전략적 파트너가 되거나, 민주주의 세계의 일환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환상에서 깨어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미국은 중국에 대해 적극적인 접근법을 택하는 한편, 가장 큰 적 중 하나로 규정하는 데 있어 (미국의) 양당이 의견일치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영국과 EU에서는 그렇지 못한 만큼 이같은 컨센서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는 자신과 같은 저명한 활동가의 탈출은 홍콩에서 매우 잘못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 관한 이야기가 전 세계에 방송되면서 홍콩의 곤경에 대해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영국에서 환영받았으며, 자유롭게 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원들이나 언론이 이를 더욱 확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로는 "영국과 홍콩에 있는 친구와 동료들의 노력으로 인권과 자유를 위한 더 강력한 힘이 구축될 것"이라며 어떤 장애에 직면하더라도 홍콩인으로서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는 조슈아 웡 등과 함께 2014년 '우산혁명'을 이끈 민주화 인사다.
우산혁명은 2014년 79일 동안 대규모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벌인 민주화 시위로, 그는 2016년 홍콩 입법회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홍콩 기본법에 부합하는 의원선서를 하지 않아 의원 자격을 잃었다.
로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통과되자 중국 당국에 체포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홍콩을 떠났고, 지난 7월 런던행 비행기 탑승 사실을 알렸다.
홍콩 경찰은 홍콩보안법 시행 한 달 만에 로에게 홍콩보안법상 국가분열 선동 및 외국세력 결탁 혐의를 적용해 지명 수배에 나섰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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