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상대방 제대로 알아볼 확률 15% 줄어들어
이스라엘 연구진 마스크 착용 안면인식 실험 결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마스크를 쓰고 다가오는 직장 동료나 친구를 긴가민가하거나 아예 못 알아봐 당황한 적은 없나요? 그런 적이 있더라도 팬데믹 상황에서는 크게 책잡힐 일은 아닌듯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입과 코 등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하면서 상대방을 몰라보거나 잘못 알아보고 실수하는 일도 잦아지는데 이를 수치로 제시하는 연구가 나왔다.
이스라엘 네게브 벤구리온대학(BGU) 심리학 교수 츠비 가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마스크 착용이 다른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확률을 15% 줄인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를 통해 내놓았다.
연구팀은 안면인식 능력을 측정하는 표준 방식인 '케임브리지 안면 기억 테스트'를 일부 수정해 약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실험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마스크가 얼굴의 전체적인 인상을 파악해 인지하는 것을 방해함으로써 눈이나 콧대, 미간 등 마스크에 덮이지 않은 부분을 각각 보고 판단하느라 정확성이 떨어지고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시간도 더 걸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얼굴은 인간의 지각 중에서 가장 정보가 많고 중요한 시각 자극 중 하나로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독특한 역할을 맡고있다"면서 "코로나 19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례없는 노력이 마스크 착용으로 안면인식에 새로운 요인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특히 안면 인식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마스크는 더 큰 도전을 제기하고 장애를 유발하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마스크 착용으로 인식 성공률이 떨어짐으로써 지인을 몰라보거나 모르는 사람을 지인으로 착각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가넬 박사는 "마스크 착용이 세계 각국에서 중요한 규범으로 신속하게 도입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마스크 착용이 인간행동에 미치는 사회적, 심리적 영향에 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발표한 마스크의 영향은 실제치보다 과소평가 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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