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총리 퇴진, 군주제 개혁, 헌법 개정을 외치며 5개월간 이어온 태국의 반정부 시위가 연말을 맞아 잠시 휴지기에 들어간다.
15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대의 지도부 가운데 한 사람인 아논 남빠 인권변호사는 전날 "우리는 설 연휴 기간에 휴지기를 가질 예정"이라며 "내년에 더 많은 참가자와 함께 더 강렬한 시위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논 변호사는 또 "올해는 서곡에 불과하다"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태국의 반정부 시위는 올해 2월 젊은 층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던 야당인 퓨처포워드당(FFP)이 강제 해산된 후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가 7월 중순 재개됐으며 총리 퇴진과 개헌은 물론 그동안 금기시됐던 군주제 개혁 요구까지 분출하면서 4개월간 이어졌다.
국왕이 신성시되는 데다 최장 15년형에 처할 수 있는 왕실 모독죄가 존재하는 태국에서 군주제 개혁 요구는 초유의 일이어서 파문을 불러왔다.
![](http://img.yna.co.kr/photo/yna/YH/2020/11/22/PYH2020112208920034000_P2.jpg)
반정부 시위와 꾸준히 함께한 대표적인 상징은 '세 손가락 경례'다.
검지, 중지, 약지를 펼쳐 위로 향하게 하는 것인데, 2012년 영화 '헝거 게임: 판엠의 불꽃'에 등장한 것을 빌려왔다.
2014년 태국 군부의 쿠데타 당시 이에 항의하고 반대하는 표시로 사용되면서 태국 민주 진영의 상징처럼 각인됐다.
네티즌들은 세 손가락이 선거, 민주주의, 자유를 뜻한다고 풀이한다.
또 오리 모양을 한 노란색 대형 고무보트와 공룡 인형 등이 반정부 시위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