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印 총리, '농민 시위' 겨냥 "낡은 법으론 새 시대 못 열어"
개혁 필요성 강조…농민 수만 명, 열흘 넘게 '농업개혁법' 반대 시위
시위대 등 8일 시한부 전국 파업…당국, 치안 강화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최근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에서 계속되는 '농업개혁법' 반대 시위를 겨냥해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8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전날 타지마할 인근 철도 건설 프로젝트 기공 기념 화상 연설에서 "발전에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 세기에 잘 사용됐던 일부 법은 이제 짐이 되고 있다"며 "낡은 법으로는 새로운 세기를 건설할 수 없다"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질서와 시설에는 개혁이 매우 필요하다"며 정부는 전체적인 틀에서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디 총리는 직접적으로 농민 시위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모디 총리의 발언이 사실상 이번 시위를 겨냥했다고 해석했다.
현재 뉴델리 외곽에는 지난달 26일부터 펀자브주 등 인근 지역에서 온 농민 수만 명이 열흘 넘게 집결한 상태다.
이들은 뉴델리 시내에서 시위행진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들의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주요 도로를 통제한 채 대치하고 있다.
농민들은 모디 정부 주도로 올해 의회가 통과시킨 농업 개혁 관련 새 법에 반대하고 있다.
이 법은 국가가 관리하던 농산물 유통과 가격 책정을 시장에 대부분 개방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국가 도매시장 대신 민간 유통 업체 등과 직거래할 수 있게 됐다.
당국은 이 법이 규제 완화를 통한 유통 시장 현대화 조치라며 농업 생산성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농민들은 시장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주도권을 가진 대형 민간 회사가 가격 담합 등을 통해 헐값에 농산물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발이 거세지자 인도 정부는 농민 시위대와 여러 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정부 측은 법안을 수정하겠다고 했지만, 농민들은 최저 가격제 법적 보장 등과 함께 법안을 아예 폐기하라고 맞서고 있다.
시위를 주도한 농민 단체들은 8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전국적인 시한부 파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파업에는 야당 대부분과 다른 산업 분야 노조도 지지하고 나섰다.
농민 측은 "일반 시민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평화롭게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은 돌발적인 충돌이나 시위대의 일반 상점 영업 방해 등을 막기 위해 뉴델리와 주변 지역을 잇는 주요 도로를 통제하고 경찰 병력을 증파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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