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극우 대통령, 바이든 승리 인정 마지막까지 보류할듯
"선거인단 투표 이후에나 입장 표명"…양국관계 험로 예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인정하는 시기도 최대한 늦춰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브라질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7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대통령실 측근들은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더 늦어질 것이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는 것도 오는 14일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4일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주별로 선출된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공식 선출하는 투표를 하는 날이다. 주별로 실시한 투표 결과는 내년 1월 6일 의회에서 승인·공표하는 절차를 거친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미국 대선 기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발언을 했으며, 지금까지 대선 결과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구체적인 증거를 대지 않은 채 "미국 대선에 많은 부정이 있었으나 아무도 이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주요 지지 기반인 군부에서도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군 장성 출신인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바이든의 승리를 인정하고 축하 인사를 전해야 하며, 이 문제로 양국 간에 긴장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지금은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언급할 때가 아니다"라며 함구령을 내리는 등 완고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가 악화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이 무산되고 '주요 비(非)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 지위를 상실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아래 OECD 가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주요 비 나토 동맹국'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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