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 전멸' 홍콩서 중국 출신 기업인들 정당 창당
해외 도피 테드 후이 전 의원,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 조사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국회인 입법회에서 야권이 전멸 위기에 놓인 가운데 중국 본토 출신 친중 기업인들이 정당을 창당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회원이자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 이사회의 사무국장인 리산 등 중국 본토 출신 홍콩 기업인 3인이 차기 입법회 선거 출마를 노리고 홍콩의 국화 이름을 딴 '바우히니아(金紫荊)당'을 설립했다.
리산은 지난달 중국 칭화대 강연에서 지난해 홍콩의 사회 불안 사태를 지켜보며 홍콩의 미래가 걱정돼 정당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홍콩 입법회를 행정장관이 임명하는 상원의원과 지역구 선거를 통해 뽑힌 하원의원의 양원제로 바꿀 것을 제안했고, 이러한 제안이 홍콩·마카오 정협 회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리산은 또한 홍콩 학생들도 중국 인민해방군에 입대가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이 입법회에 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야당 의원들이 모두 의원직 박탈이나 사퇴 등을 통해 사라진 입법회는 이미 친중 의원들로 채워져 있어 굳이 중국 출신 의원까지 필요하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홍콩 최대 야당 민주당의 람척팅(林卓廷) 부주석은 "꼭두각시가 하나냐 둘이냐의 차이일 뿐"이라며 "다만 중국 정부가 이 새로운 정당을 얼마나 좋아할 것이냐는 물음표"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홍콩 경찰은 보석 상태에서 해외로 탈출한 테드 후이 전 의원에 대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와 자금세탁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후이의 재산 85만홍콩달러(약 1억1천900만원)를 동결했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의회 의사진행 방해 등 9가지 혐의로 기소된 후이는 지난달 30일 덴마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의 허가를 받고 출국했다가 귀국하지 않고 영국으로 향했다. 그는 현지에서 망명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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