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동통신업계 "5G 사업에 중국 화웨이 참여 허용해달라"
투명한 입찰·사업자 선정 주장…입찰은 내년 6월로 늦춰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의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 대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진출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브라질 이동통신업계가 화웨이 참여 허용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이동통신업체들이 모인 단체인 '커넥시스 브라질 디지털'은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5G 사업과 관련한 입찰과 사업자 선정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화웨이의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브라질에서 사용되는 2G, 3G, 4G 이동통신 장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화웨이를 배제하면 5G 사업의 실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통신부 산하 국가통신국(Anatel) 자료를 기준으로 이 나라 2G, 3G, 4G 이동통신 장비의 35∼40%가 화웨이 제품이다.
이와 관련, 화웨이 브라질 법인장은 최근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와 인터뷰에서 브라질 정부가 화웨이의 진입을 막으면 브라질의 5G 기술이 최소한 4년 정도 늦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브라질 이동통신업계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비보(Vivo)는 지난 8월 5G 사업에 화웨이가 참여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비보는 5G 구축 사업과 관련해 브라질 정부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사업자 선정을 위한 국제입찰에 화웨이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브라질 정부의 5G 국제입찰은 내년 6월로 늦춰졌으며, 내년 말부터 2022년 초 사이에 시험단계를 거쳐 2022년 중 본격적인 5G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브라질 정부가 미국 주도의 '클린 네트워크' 참여를 시사하면서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동통신업계의 성명이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클린 네트워크'는 5G 통신망과 모바일 앱, 해저 케이블, 클라우드 컴퓨터 등에서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 제품을 배제하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이다.
브라질 재계는 중국이 통상·투자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들어 5G 사업에서 화웨이에 대해 차별적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으며, 이에 따라 브라질 정부가 '화웨이 배제' 입장을 전격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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