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단식투쟁하던 반체제 예술가 등 강제 해산
모욕죄로 수감된 래퍼 석방 요구 단체에 경찰 강제 진입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쿠바 당국이 모욕 혐의로 수감된 래퍼의 석방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이던 반체제 예술가와 언론인 등을 강제로 해산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쿠바 당국은 전날 밤 수도 아바나에 있는 단체 '산이시드로 운동' 본부로 진입해 이곳에서 단식투쟁을 벌이던 이들을 연행했다.
경찰은 곧 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냈으나 연행된 14명 중 3명은 아직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단체는 주장했다.
예술가와 언론인, 학자 등으로 이뤄진 산이시드로 운동은 지난 2018년 표현의 자유 등을 제한하는 쿠바 당국의 조치에 항의하며 처음 결성됐다.
이달 초 쿠바 래퍼 데니스 솔리스가 영장도 없이 집에 들어오려던 경찰관에 맞서다 모욕죄로 징역 8개월 형을 선고받자 일부 활동가들이 이에 항의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던 중이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산이시드로 운동의 활동은 최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전파되며 쿠바 밖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단체들이 지지를 표시하며 쿠바 정부를 비판했고, 미국 정부도 나서 솔리스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쿠바 정부가 솔리스에 대한 부당한 선고를 철회하고 조건 없이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공산당 일당독재 국가인 쿠바 정부는 산이시드로 운동이 체제 전복을 위해 미국의 지원을 받는 단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국은 또 이번 강제 해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건 지침 위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쿠바 매체들은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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