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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家 장녀 "조현범 사장 욕심부리기 전엔 문제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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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家 장녀 "조현범 사장 욕심부리기 전엔 문제없었다"
성년후견 신청한 조희경 이사장 서면 인터뷰
"아버지, 검소하고 공사 구분 명확한 분…신념·가치 지켜드릴 것"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아버지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000240] 회장에 대해 성년 후견 신청을 낸 한국타이어가(家)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26일 "조현범 사장이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기 전까지 아무 문제 없었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조 사장이 가족도 모르게 비밀작전하듯 갑작스럽게 주식을 매매하는 욕심까지 낼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이사장이 성년후견 신청 이후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이사장은 앞서 7월30일 서울가정법원에 조양래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조 사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기며 후계 구도를 못 박은 조 회장의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미국에 거주하는 조 이사장은 최근 귀국,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전날 법원에 출석해 가사 조사를 받았다.

조 이사장은 "조부 조홍제 회장부터 이어오는 가업을 승계하는 중요한 문제를 가족에게 비밀로 하고, 조 사장에게 갑자기 주식을 매매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은 평소 건강한 아버지의 모습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신청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가 생각했던 소유와 경영의 분리, 기업의 승계 과정은 투명하고 회사와 사회의 이익을 위해 이뤄져야 한다는 신념을 지켜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평소 조양래 회장에 대해서는 "아버지는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분"이라며 "가정에서는 가족의 화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장이고 회사에서는 준법과 정도경영을 강조하는 경영자"라고 설명했다.
또 "아버지는 사람이 사는데 지나치게 많은 돈은 필요 없고 너무 많은 부가 한 개인에게 집중되면 오히려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으며, 가난한 사람과 그 부를 나눌 때 모두가 윈윈이 될 수 있다고 믿으셨다"며 "'어렵게 번 돈은 낭비하지 말고 가치 있게 써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였고 본인도 항상 검소하게 생활했다"고 회고했다.
공사 구분이 명확해 조 회장이 해외 출장에 부인을 동반할 경우 부인의 비행기 티켓은 반드시 개인카드로 지불하도록 지시하고, 개인적으로 해외여행을 갔을 때 현지 지점 직원이 공항에 의전을 나오면 근무시간에 딴짓한다고 불호령을 내렸던 일화도 소개했다.

조 이사장은 "기업이 성장하려면 능력 있는 사람을 키우고 투자해야 한다고 했던 아버지가 최근 들어서는 화려한 신사옥과 연구소 건물이 조현범 사장의 큰 치적인 것처럼 자랑하는 것을 보면서 주변에서 다들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년후견 신청 직후 조양래 회장이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입장문을 낸 것에 대해서는 "아버지가 쓴 것이 아니다"라고 확신했다.
조 이사장은 "아버지는 입장문에 나온 어법과 내용으로 평상시 말씀하지 않는다"며 "이처럼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아버지의 의견인 것처럼 모든 일을 조정하는 것이 현실이고 문제"라고 주장했다.
조 사장의 경영 방식에 대해서는 "수평적인 소통을 중시하는 아버지와 달리 자신의 의견을 따라주는 임원만 곁에 두는 경영 스타일 때문에 능력 있는 직원이 많이 퇴사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번에 문제가 된 지주사 사명 변경도 사내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조 사장이 독단적으로 관철해 생긴 불상사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은 여전히 우리나라 산업의 중추를 이루고 있고 한국타이어 직원은 제조업에 종사한다는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데 조현범 사장에게서는 이러한 자부심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조 이사장은 일단 성년 후견 심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장남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도 지난달 참가인 자격으로 의견서를 냈다. 차녀 조희원씨도 의견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이사장은 "지금은 무엇보다 아버지의 건강 상태에 대해 객관적이고 믿을만한 검사를 통해 가족이 다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두 사람과도 필요한 일이 있으면 연락을 하고 있고, (두 사람이) 아버지의 건강을 개인의 사욕을 채우는 데 활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아버지의 뜻을 이뤄 드리기 위해 그동안 함께 노력해 왔다"며 "10년 이상 이어져 온 한국타이어나눔재단과 함께걷는아이들재단을 비롯해 아버지의 신념, 철학, 가치가 지켜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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