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극우 열기 시들…지방선거 패배 이어 창당도 지지부진
2022년 대선 앞두고 악재 잇따라…대통령, 내년 초 정당 가입 시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현 정권의 중간평가로 인식된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패배한 데 이어 극우 정당 창당 작업도 지지부진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무소속 상태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년 전부터 추진해온 극우 정당 창당 작업에 진전이 없으면 내년 3월께 정당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궁 앞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정당 설립이 쉽지 않은 상황이며, 창당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성공하지 못하면 내년 3월에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3∼4개 우파 정당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가입을 권유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극우 성향의 지지층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18년 대선에서 우파 사회자유당(PSL)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나 이후 당 대표와 갈등을 빚다가 지난해 11월 탈당하고 복음주의 개신교 세력의 지지를 배경으로 '브라질을 위한 동맹'(APB)이라는 새 정당 창당 작업을 진행해 왔다.
'브라질을 위한 동맹'의 정강 정책 일부는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1964∼1985년)에 존재했던 정당인 국가혁신동맹(ARENA)보다 더 극우적인 성격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다.
그러나 국정 혼란으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2018년 대선 승리의 원동력이 됐던 '극우 열기'가 식으면서 창당 계획을 밝힌 지 1년이 지나도록 정당 설립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브라질을 위한 동맹' 창당이 물 건너 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와 경제 위기·정국 혼란에도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에 대한 여론평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지난 8∼9월의 여론조사에서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37∼40%대를 유지했다. 부정적 평가는 29∼36%대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데다 물가 상승, 실업자 증가 등 악재가 쏟아지고 있어 여론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중도와 좌파 정치세력이 2022년 대선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출을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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