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약밀매 혐의로 체포한 멕시코 전 국방장관 풀어준다
"멕시코법에 따라 수사받고 혐의 인정되면 기소될 것"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미국이 마약 밀매 혐의로 지난달 체포한 멕시코 전 국방장관 상대 소송을 취하하고 석방한다.
미국 법무부가 17일(현지시간) 살바도르 시엔푸에고스(72) 전 멕시코 국방장관 상대 소송을 취하한다고 밝혔다고 AP, 로이터,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알레한드로 헤르츠 마네로 멕시코 검찰총장과 공동으로 낸 입장문에서 "미국과 멕시코가 강력한 법 집행과 관련해 동반자 관계임을 인식하는 한편, 모든 형태의 범죄에 함께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목적"에서 이와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멕시코에 관련 증거들을 제공했다"면서 "시엔푸에고스 전 장관은 멕시코 법에 따라 수사를 받은 뒤, 타당하다면 기소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뉴욕동부지검은 이날 공개된 법원 자료에서 "미국은 민감하고 중요한 외교정책적 고려사항들이 피고인 기소에 따른 이익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례 없는 결정을 환영하며, 미 당국이 멕시코의 주권과 군을 존중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시엔푸에고스 전 장관은 가족과 함께 미국을 방문했다가 지난달 15일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미 검찰은 공소장에서 시엔푸에고스가 장관 재직 시절인 2015∼2017년 코카인과 헤로인, 메스암페타민, 마리화나 등 마약 수천 킬로그램의 생산과 유통에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가 지위를 남용해 "극도로 폭력적인 멕시코 마약 밀매 조직인 H-2 카르텔을 도왔다"며 "뇌물을 받고 H-2 카르텔이 멕시코에서 처벌받지 않고 활동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멕시코는 미국이 사전 고지 없이 시엔푸에고스 전 장관을 체포한 이후 갈등을 겪어왔다.
멕시코시티의 안보 분석가 알레한드로 호프는 "미국이 시엔푸에고스 전 장관을 풀어주지 않으면 멕시코 군이 미국에 어떤 종류의 협조도 안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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