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확률 0.01%에도…"신약개발이 제약산업 책무에 충실한 길"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사이에서는 신약 기술수출 성공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000100]의 올해 3분기 실적에는 폐암 신약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신약 기술수출에 따른 계약금 총 169억원이 들어갔다.
회사별로는 얀센 15억원, 베링거인겔하임 132억원, 길리어드 17억원, 유한크로락스 5억원이다.
이에 따라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33억원보다 508% 증가한 204억원이었다. 매출액은 4천297억원으로 같은 기간 12% 증가했다.
알테오젠[196170]은 글로벌 10대 제약사 중 하나에 정맥주사를 피하주사제로 바꾸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 기술을 수출하고 계약금 190억원을 받았다.
이런 실적이 일부 반영된 결과 3분기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견줘서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도 140억원으로 155% 뛰었다.
이 계약은 마일스톤(개발 단계별 보상액)과 로열티(사용료)를 포함하면 4조6천억원대 규모로, 올해 국내 바이오 기술수출 규모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한 신약 기술이 반환된 여파로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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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은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가 도입했던 당뇨병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을 중단하기로 확정하면서 남아있던 공동 연구개발 분담금을 이번 분기에 일시 분담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의 올해 3분기 연구개발 비용은 84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1.3% 늘었다. 올해 3분기 매출액의 31.6%를 차지하는 규모다.
그 결과 이번 분기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323억원과 31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업계에 따르면 혁신형 신약 기술을 완성하는 데에는 평균 14년이 걸리고, 비용은 1조7천억원이 든다. 그마저도 성공할 확률은 0.01%에 불과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수익성만 보고 뛰어들기에는 무모한 도전"이라며 "실패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신약 개발에 나선다는 건 제약산업의 책무에 충실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네릭(복제약) 개발뿐 아니라 신약 발굴을 포함하는 활발한 연구개발이 중장기적으로 제약·바이오 업계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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