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아웃렛의 '변신'…"문화 공간은 이제 기본"
체험형 문화시설·갤러리 설치…오프라인 매장 경쟁력 강화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백화점과 아웃렛 등 대형 유통업체 매장이 단순한 쇼핑센터를 넘어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쇠퇴하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부터 각 점포에 체험형 문화 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잠실점 에비뉴엘은 5층에서 사진 전문 매장이자 복합문화공간인 '291 포토그랩스'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91 포토그랩스는 사진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예술 기반 매장"이라며 "카메라와 관련 서적 판매를 넘어 전문 작가의 프로필 촬영 서비스를 제공하고 각종 사진전도 개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중동점에 413㎡ 규모의 체험형 복합 문화 공간인 '안마당집'을 열었다. 이곳에는 어린이를 위한 놀이 공간과 교육·체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지난 6월 잠실점에 도입된 '와인 스테이지'에서는 와인 전문 강사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와인 강좌를 연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을 중심으로 문화 공간 조성에 나서고 있다. 판교점의 각 층에 조형물과 그림 등 전시품을 설치하는 '아트뮤지엄' 작업을 통해 점포를 하나의 아트 갤러리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소비자들이 쇼핑 동선에 방해받지 않으면서도 전시품을 관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 문을 연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아울렛인 스페이스원은 기존 아웃렛에 문화·예술적 요소를 더한 '갤러리형 아웃렛'을 표방하고 있다.
스페이스원의 문화·예술 관련 시설 면적은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 면적(5만1천365㎡)의 70% 수준에 달한다.
특히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과 협업해 대형 예술 공간을 꾸몄고, 야외는 물론 매장 내부에도 각종 전시물을 설치했다. 정원 5곳에서는 음악회와 영화 시사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본점과 강남점, 부산 센텀시티점, 광주점, 대구점에서 전문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김환기를 비롯한 유명 국내 작가는 물론 로이 리히텐슈타인과 앤디 워홀 등 해외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미술품 경매 행사도 연다.
지난 8월에는 강남점에 예술 작품 전시·판매 공간을 마련했다. 전문 큐레이터가 상주하며 소비자들에게 작품을 소개하고 구매를 돕는 것이다.
아울러 신세계 프리미엄아울렛은 모든 점포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명 지역의 건축 양식을 본떠 건축했다. 특히 부산점은 토스카나 지방의 건축 양식을 따르고 있고, 이탈리아의 유명 조형물인 진실의 입 등이 전시돼 있다.
이처럼 백화점이 문화공간 조성에 뛰어드는 것은 코로나19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소비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상대적으로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쇼핑만으로는 소비자를 유인할 힘이 떨어지자 각 매장을 문화와 예술 등 즐길 거리가 있는 일종의 테마파크로 전환해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살리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쇼핑뿐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있다"며 "지속해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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