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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EP서명] 아세안 등 14개국서 우리 기업 지재권 보호 강화
한국산 아닌 제품에 한국 국가명 사용 금지…한류 편승 영업행위 금지
현지 상표 브로커 등 상표 선점·도용 피해 예방 기대



(대전=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우리나라와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 10개국, 호주, 일본, 중국, 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서명해 해외에서 우리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기반이 크게 확대된다.
15일 특허청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이날 열린 제4차 정상회의에서 RCEP에 서명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26조3천억달러), 세계 인구의 30%(22억6천만명), 세계 무역 규모의 28.7%(5조4천억달러)를 차지하는 거대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특허·상표·디자인 등 지재권 보호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아세안은 우리나라 수출 비중이 높은 시장으로, 우리 기업에는 매우 중요하다. 이번 서명으로 구체적인 지재권 조항들이 아세안에 적용되면 이 지역에 진출했거나 진출 예정인 우리 기업의 지재권이 효과적으로 보호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와 아세안 간 자유무역협정(FTA)은 2007년 발효됐다. 하지만 이 협정은 지재권 분야 정보와 경험 공유, 지재권 보호에 대한 인식 제고 등을 선언적으로만 규정해 우리 기업 지재권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RCEP에는 상표·특허·디자인 등 분야별로 총 83개 조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돼, 아세안 지역에서 지재권 보호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표 분야의 경우 현지에서 우리 기업 상표 선점을 목적으로 하는 상표 브로커 등의 악의적 출원을 거절하거나 등록을 취소할 수 있게 된다. 우리 기업 상표의 도용 사례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출원을 전자적으로 접수·처리하는 시스템과 일반인이 출원·등록정보를 검색·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구축 의무도 부여됐다.
상표 출원·등록을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분류시스템에 따라 처리하도록 의무를 부여해, 우리 기업들이 아세안 등 현지에서 국제분류시스템을 통해 편리하게 상표를 출원하고 관련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다.
한국산 제품이 아닌데도 우리나라 국가명을 사용해 원산지를 오인·혼동케 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그간 아세안 등에서 문제가 된 한류 편승 기업의 영업활동이 크게 제한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에서 타인의 상표와 동일·유사한 이름의 도메인을 제3자가 선점했을 경우, 이에 대한 적절한 구제 수단을 마련할 의무도 부여됐다.
특허 분야에서는 특허출원 이후 18개월이 지나면 특허출원을 대중에 공개해야 한다.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일부 아세안 국가에 우리 기업이 특허출원한 경우, 공개가 되지 않거나 공개 시점이 일정하지 않은 이유로 제3자의 유사 특허가 출원·등록됐던 사례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특허와 디자인 출원·등록도 WIPO 분류시스템에 따라 처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무가 부여돼, 앞으로 이 분류시스템이 아세안에 도입될 기반이 마련됐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물품을 구성하는 각 부분에 대해서도 디자인권으로 출원·등록할 수 있는 제도(부분 디자인)를 도입할 근거가 규정됐다.
RCEP 서명 이후 이들 각 조항은 내년부터 국가별 국회 비준과 발효 절차를 거친 뒤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정연우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이번 RCEP 서명으로 우리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아세안에 우리나라와 유사한 지재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첫 단추가 끼워졌다"며 "앞으로 양자·다자간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에 필요한 조항들이 아세안 등에서 조속히 시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ye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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