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비상제어장치 위치, 범퍼보다 앞유리가 수리비 절감"
보험개발원 연구결과…"사고 예방효과는 동일"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전방 차량이나 보행자를 레이더센서로 감지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해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를 자동비상제동장치(AEB)라고 부른다.
AEB 레이더센서 설치 위치가 대부분 앞범퍼 내측이지만 일부 외산차처럼 이를 앞유리로 옮기면 사고 예방효과는 같으면서도 수리비는 절감된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보험개발원은 AEB 사고 방지성능 실험과 자동차보험 사고통계 분석으로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12일 밝혔다.
국산차의 AEB 레이더센서는 전부 앞범퍼 안쪽, 앞범퍼 레일에 설치돼 있다.
수입차도 대부분 설치 위치가 같지만 1개 업체가 2017년 출시 차량부터 AEB 레이더센서 위치를 앞유리 상단으로 옮겼다.
앞범퍼는 사고로 파손이 잦아 자연히 AEB 센서 교체도 빈번하게 이뤄지게 된다.
자동차 제작사도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있으나 앞범퍼보다 뒷쪽에 있는 앞유리 상단으로 옮기면 AEB의 사고 방지성능이 떨어질까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자동차사고 통계와 실험 결과는 사고 방지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험개발원은 설명했다.
2015년부터 작년까지 출시된 차량 중 레이더센서가 앞유리에 장착된 차량은 앞범퍼 레일에 장착된 차량보다 자차담보(자기 자동차 파손 대비 보장) 사고율은 0.5%포인트(p) 낮았다.
또 대물담보(타인 차량·재물 파손 대비 보장) 사고율도 앞유리 센서 차량이 앞범퍼 레일 센서 차량보다 0.3%p 낮게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의 성능평가 실험에서도 앞유리에 달린 센서 차량이 앞범퍼 레일 센서 차량과 비교해 차량 충돌 방지 기능과 성인 보행자 충돌 방지 효과가 같거나 앞서는 것으로 평가됐다.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 보행자 충돌 방지 성능은 앞유리 센서와 앞범퍼 레일 센서가 비슷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현재 앞범퍼 레일에 장착된 AEB 레이더센서가 앞유리에 설치됐다면 수리비 절감액은 2019년 기준으로 106억원가량으로 추정됐다.
한편 작년 기준으로 국산차 중 AEB가 기본으로 장착된 차량은 3.4%로 매우 낮은 편이며, 수입차의 장착률은 그보다 높은 16.1%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자동차 제작사 업계의 우려와 달리 AEB 레이더센서 위치를 앞유리 상단으로 옮겨도 사고 방지성능은 동등하게 나왔다"며 "AEB 레이더센서 위치 변경을 업계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