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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십일 83조 매출 올리고도 '규제 먹구름'에 불안한 알리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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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십일 83조 매출 올리고도 '규제 먹구름'에 불안한 알리바바
앤트그룹 상장 불발 사태서 안 끝나…"미래 중국 인터넷 사업환경에 근본 변화"
텐센트 등 중국 IT기업으로 불안 확산…시총 300조원 급감 사태로 시장 '흔들'


(항저우=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올해 '11·11 쇼핑 축제'에서도 또 거래액 신기록을 세우며 선전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알리바바의 연중 최대 잔칫날 직전 중국 정부가 인터넷 규제 환경 대변화를 느닷없이 예고하면서 올해 저장성 항저우(杭州)의 알리바바 본사 시시(西溪)캠퍼스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축 가라앉았다.
12일 알리바바에 따르면 올해 11월 1일부터 11일까지 쇼핑 축제 기간 티몰, 타오바오 등 알리바바의 전 플랫폼에서 이뤄진 거래액은 4천982억위안(약 83조8억원)이었다. 이는 작년 11월 11일 하루 거래액 2천684억 위안(약 45조7천억원)보다 85% 이상 늘어난 것이다.
11월 11일 하루 거래액만 발표하던 예년과 달리 올해 처음으로 거래액 집계 기간을 1∼11일로 늘린 점을 고려해도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0년 11·11 쇼핑 축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큰 충격이 중국 경제에 가해지고 나서 처음 열렸다는 점에서 본격 회복 국면을 맞고 있는 중국의 소비 저력을 어느 정도 보여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처럼 큰 규모의 실적은 대체로 코로나19 후 중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간주된다"고 평가했다.
올해 알리바바의 쇼핑 축제 기간 달성된 거래액은 지난달 미국 아마존이 진행한 글로벌 프라임데이 거래액의 21배에 달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11·11 쇼핑 축제 직전인 지난 10일 중국의 대형 인터넷 플랫폼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반독점 규제 초안을 공표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11·11 거래액이 아닌 알리바바 등 중국 인터넷 공룡들이 처한 감독 환경의 변화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10일 '플랫폼 경제 영역의 반독점 지침' 초안을 발표하고 공개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지침에는 민감한 고객 자료를 공유하거나 담합해 경쟁사를 몰아내고 보조금을 지급해 서비스를 원가 이하로 제공하는 행위 등을 반독점 행위로 간주한다는 등의 다양한 규제 계획에 담겼다.
인터넷 기업들을 향한 반독점 규제 리스크가 돌출함에 따라 시장은 즉각 민감하게 반응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0∼11일 이틀간 알리바바, 텐센트, 메이퇀, 징둥, 샤오미 등 중국 정보통신(IT)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무려 2천600억달러(약 294조3천200억원)가량 감소했다.
연중 최대 축제일인 11일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10% 가까이 폭락해 시가총액이 70조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이 나라의 지도자들은 단속이 앞으로 얼마나 가혹할 것인지, 왜 지금 이런 결정을 했는지 말하지 않는다"며 "이 규제 초안은 모든 중국인의 생활 영역으로 자신의 제국을 확대할 수 있던 드물었던 자유를 누렸던 마윈 같은 기술 기업인들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중국 정부에 준다"고 지적했다.
그간 알리바바는 라이벌인 텐센트와 함께 중국의 인터넷 생태계를 완전히 장악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앞으로 자유롭던 사업 환경에 근본적 변화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든다.
중국 정부는 가끔 게임이나 가짜 상품의 온라인 판매 등 문제가 발생하면 일시적인 단속을 벌이기는 했지만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대형 IT 기업이 새로운 사업체를 인수하는 등 시장에서 덩치를 키우는 것을 그동안 방치해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규제가 정확히 어디로 향할지를 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지만 대부분은 이번 주를 전환점으로 본다"고 밝혔다.
상하이 조인트윈파트너스의 증권 전문 변호사 존 둥은 블룸버그 통신에 "(중국 인터넷) 부문의 약한 규제를 활용해 이익을 추구하는 '거친 서부 시대'(The Wild West era)는 이제 막을 내렸다"고 말했다.
더욱이 알리바바는 최근 마윈(馬雲) 창업자의 도발적 정부 비판 이후 한바탕 뜨거운 논란에 휩싸인 터여서 더욱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마윈이 지난달 공개 행사에서 금융 당국의 감독 기조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 알리바바의 핵심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 상장이 무산되고 앤트그룹의 핵심 수입원인 소액 대출 규제가 강화된 바 있다.
중국에서는 마윈과 알리바바가 중국 지도부의 눈밖에 단단히 났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알리바바는 올해 11·11일 쇼핑 축제 때는 매년 하던 실시간 거래액 공개를 중단하는 등 축제를 최대한 조용히 치르는 기색이었다.
알리바바 최고 경영진도 극도로 몸을 사렸다.
마윈의 뒤를 이어 알라바바를 이끄는 장융(張勇) 회장은 작년 11·11 쇼핑 축제 직접 미디어 센터를 방문해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올해는 장 회장은 물론이고 축제를 총괄하는 장판(蔣凡) 톈마오(天猫) 최고경영자(CEO)도 공개 석상에 나오지 않았다.
매해 알리바바의 11·11 쇼핑 축제 거래액을 실시간 경마식으로 보도하면서 자국의 거대한 소비력을 자랑하던 중국 관영 언론들도 알리바바를 둘러싼 민감한 상황을 인식했는지 보도량을 대폭 줄이는 분위기여서 눈길을 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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