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공사트럭 막아선 코모도왕도마뱀…"개발 취소하라"
트럭과 대치한 코모도왕도마뱀 사진 1장에 SNS 들끓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린카섬의 리조트 공사 트럭을 막아선 코모도왕도마뱀 사진이 SNS에 올라온 뒤 개발 취소를 촉구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26일 비스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주말 린카섬 로흐 부아야리조트 공사 현장에서 트럭과 마주한 코모도왕도마뱀 사진이 트위터 등을 통해 퍼졌다.
누가 원본사진을 찍었는지는 모르지만, 해당 사진은 코모도왕도마뱀의 서식지를 인간이 파괴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다.
린카섬에는 1천300마리의 코모도왕도마뱀이 살고, 리조트 공사지역은 최소 15마리가 자주 출몰하는 곳이다.
이에 '코모도구하기'(#SaveKomodo) 해시태그 달기 운동이 온라인에서 시작됐고, 리조트 개발허가 취소를 촉구하는 청원에 34만여명이 서명했다.
코모도국립공원 당국과 지방정부 등은 린카섬의 리조트를 쥬라기공원식으로 바꾸기로 하고 공사를 승인했다.
당국은 공사 기간에 감시인 5∼10명이 코모도왕도마뱀에게 피해가 없도록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모도의 좋은 친구'(KawanBaikKomodo)라는 단체는 트위터에 "(논란이 발생한 뒤) 당국이 린카섬 공사지역 출입과 사진촬영·배포를 금지했다"며 "코모도 서식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대중이 알 수 없게 됐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가 1980년 지정한 코모도 국립공원은 코모도섬, 린카섬, 빠다르섬 등 3개 큰 섬과 26개 작은 섬으로 이뤄져 있다.
국립공원 내 코모도왕도마뱀의 개체 수는 2014년 3천93마리에서 2018년 2천897마리로 줄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취약종(vulnerable)인 코모도왕도마뱀의 몸길이는 평균 2.3m이고 체중은 80㎏ 내외이지만, 간혹 3m가 넘게 자라 체중이 160㎏에 육박하는 개체도 발견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모도왕도마뱀의 멸종을 막겠다며 최소 1년 이상 코모도섬 출입 폐쇄나 1천 달러(113만원)짜리 연간 회원권 도입으로 방문객 수를 제한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흐지부지됐다.
코모도섬은 3월 중순부터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관광객 출입을 금지하다 8월 중순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전체가 장기체류비자 소지자 등을 제외하고는 외국인 입국 금지라서 관광객이 지금은 거의 없는 상태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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