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사뮈엘은 프랑스 얼굴이 됐다"…참수 교사 추도식 엄수
파리 에펠탑도 피살 교사 기리며 오후 8시부터 소등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오늘 밤 저는 당신의 아들, 당신의 형제, 당신의 아버지, 당신의 동료, 가르치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쓰러져야 했던 당신의 교사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오후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다 처참하게 살해된 프랑스 중학교 교사 사뮈엘 파티(47)를 떠나보내는 국가 추도식에서 이같이 운을 띄웠다.
지성과 계몽의 상징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만큼은 테러범과 공범, 그리고 이 공격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모든 비겁한 자들을 입에 올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고인이 매일 교실에서 프랑스를, 그리고 자유를 구현해왔다며 "사상의 위대함을 보여주고, 존경심을 가르친", 그래서 "잊혀질 수 없는 교사였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사뮈엘 파티는 오늘 프랑스의 얼굴이 됐다"며 "테러리스트들을 무너뜨리고, 이슬람주의자들을 복종시키고, 자유로운 시민으로 살고자 하는 열망이 됐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신이 그렇게 잘 가르쳤던 자유를 지켜낼 것이고 라이시테(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지지할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후퇴하더라도 풍자와 그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400여명밖에 참석하지 못한 이날 추도식은 유족의 요청에 따라 세계적인 록밴드 U2의 '원'(One)이 울려 퍼지며 시작됐다.
추도식에는 장 카스텍스 총리, 안 이달고 파리시장,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추도식에 함께하지 못한 시민들은 대학 밖 광장에서 대형스크린으로 중계되는 행사를 지켜봤다.
파티는 이달 초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수업을 하면서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 소재로 삼은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보여줬다가 지난 16일 길거리에서 참수당한 채 발견됐다.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도 이날 파티의 마지막 떠나는 길에 경의를 표하는 차원에서 오후 8시부터 소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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