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 런던교통공사 원인 놓고 전·현 시장 책임 전가
존슨 총리 "현 시장이 파산 몰아넣어"…강도 높은 자구책 요구
칸 시장 "순전히 코로나 때문…존슨 총리 거짓말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런던교통공사(TfL)의 경영 위기와 관련해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칸 시장은 그러나 이번 위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것이라며, 존슨 총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하원 '총리 질의응답'(Prime Minister's Questions·PMQ)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닥치기 전에 이미 현 런던시장이 사실상 런던교통공사를 파산시켰다"고 지적했다.
보수당 출신의 존슨 총리는 지난 2008∼2016년 런던 시장을 지냈으며, 이후 노동당의 칸 현 시장이 뒤를 이었다.
런던교통공사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감소와 재택근무 증가로 이용객이 줄면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칸 시장은 정부에 57억 파운드(약 8조4천억원)의 긴급구제를 요청했다.
정부는 대신 요금 인상, 혼잡통행료 적용지역 확대 등 일련의 자구책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런던은 차량 도심 진입을 제한하기 위해 오전 7시∼오후 10시 15 파운드(약 2만1천원)의 혼잡통행료(congestion charge)를 부과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자신이 시장직을 떠날 때인 2016년에만 해도 런던교통공사의 재정 상태가 튼튼했다며, "혼잡통행료 확대 등 공사 재정을 개선하기 위해 취해질 조치는 전적으로 현 런던 시장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칸 시장은 그러나 존슨 총리의 말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칸 시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 그가 초래한 공사의 엉망진창 상태를 내가 개선해 왔다"면서 "2016년 이후 적자는 71% 감소했다"고 밝혔다.
칸 시장은 "공사의 어려움은 단지 코로나19 때문"이라며 "그러나 총리는 요금 인상, 혼잡통행료 확대, 노인과 어린이 요금 무료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칸 시장은 존슨 총리 발언 이전에도 정부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면 대중교통 이동이 더욱 감소해 공사 재정에 더 큰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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