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국민투표 일주일 앞두고 '새 헌법 제정'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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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지난해 칠레 사회를 뒤흔든 불평등 항의 시위 1주년을 맞아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18일(현지시간) CNN 칠레 등 현지 언론과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산티아고 도심의 이탈리아 광장엔 수천 명의 시위대가 나와 시위 1주년을 기념했다.
시위대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냄비를 두드리거나 구호를 외쳤고, 대체로 분위기는 평화로웠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다만 경찰과의 충돌이나 방화, 기물 파손 행위 등도 일부 보도됐다.
지난해 10월 18일을 기점으로 격화한 시위는 남미 칠레를 수십 년 만에 최대의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다.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을 도화선으로 칠레의 고질적인 양극화와 빈부격차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면서 교육, 의료, 임금, 연금 등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사회 제도 전반에 대한 항의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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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경의 강도 높은 대응과 시위 혼란을 틈탄 약탈 등으로 30명 넘게 숨졌다. 경찰의 고무탄에 맞아 실명한 이를 비롯해 부상자도 속출했다.
이날 1주년 시위는 당시 시위의 결과물이기도 한 새 헌법 제정 국민투표를 일주일 남기고 펼쳐졌다.
칠레 정부는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여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독재 시절 제정된 현 헌법을 폐기하고 새 헌법을 제정할지를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이날 이탈리아 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국민투표에서 새 헌법 제정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시위대는 헌법을 형상화한 물건을 불태우기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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