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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6개 경합주서 대권 판가름…4년전과 공통점·차이점은
바이든 여론조사 우위지만 전국단위 비해 격차 작아…2016년에도 비슷
여론조사 맹점 보완·트럼프 막판 추격세 약한 것은 차이점
'샤이 트럼프'·대형악재·투표율 등 변수…바이든측도 경계심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11월 3일 미국 대선을 18일 남겨둔 16일(현지시간) 승부를 결정짓는 경합주 판세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 대선은 전국 단위의 전체 득표수가 아니라 주별로 배정된 선거인단 확보 수를 합산해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얻은 이를 당선자로 선출하는 방식이다. 특정 정당으로 쏠림현상이 덜한 경합주가 대권 향배와 직결된다는 뜻이다.
경합주로 분류되는 곳은 쇠락한 공업지대인 북부 '러스트벨트'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3개 주와, 남부의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3개 주 등 모두 6곳이다. 2016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근소하게 이긴 곳이다.

◇ 바이든 우위, 경합주에서는 격차 작아…힐러리 때보다 못한 곳도
현재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상당한 차이로 앞서지만 경합주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정치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지난 2~15일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 지지율은 전국 단위로 51.2%로 트럼프 대통령(42.3%)을 8.9%포인트 따돌렸다.

그러나 6개 경합주로 범위를 좁히면 바이든 후보가 4.5%포인트 우위를 보이며 전국 단위에 비해 간격이 크게 좁혀져 있다.
주별로 러스트벨트 3개 주는 바이든 후보가 미시간(6.7%포인트), 펜실베이니아(6.4%포인트), 위스콘신(6.3%포인트) 등 어느 정도 격차를 벌려놓고 있다.
반면 남부 3개주는 플로리다(1.7%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2.7%포인트), 애리조나(4.0%포인트) 등 바이든 후보가 앞서지만 그 차이는 러스트벨트에 비해 작아 승부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더욱이 이들 6개주는 2016년에도 힐러리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섰다가 선거일에 패한 곳이다.
2016년의 경우 때 힐러리 후보가 D-18일 기준 트럼프 대통령을 리드한 폭은 미시간(11.6%포인트), 펜실베이니아(6.2%포인트), 위스콘신(7.0%포인트), 플로리다(4.0%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2.5%포인트), 애리조나(1.3%포인트) 등 현재와 엇비슷한 흐름이었거나 일부 주는 격차가 더 큰 곳도 있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리드 폭이 좁았던 남부 3개주에서 힐러리 후보가 패한 것은 물론 안정적 우위로 여겨졌던 러스트벨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독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로 귀결됐다.

◇ 4년전 예측 실패 여론조사, 이번엔 '샤이 트럼프' 반영 등 신뢰도 높여
2016년 대선과 비교해 차이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당시 거의 모든 여론조사기관이 힐러리 후보의 승리를 예상했다가 결과적으로 에측에 실패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선거전문매체 '538'은 최근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기사에서 조사기관이 4년 전보다 표본 추출 시 저학력층, 백인, 시골 거주자의 비중을 높였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2016년 조사기관들이 간과한 '샤이 트럼프'가 포진한 층으로도 분류된다.
또 집전화 대신 휴대전화 응답비율을 높인 기관이 있는가 하면, 이번에는 신뢰도가 높은 기관의 조사가 많아 정확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합주의 전반적인 추세 자체가 2016년에 비해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해석 역시 있다.
4년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막판 맹추격전을 벌여 경합주의 격차가 매우 좁혀지는 흐름을 보였다.
일례로 RCP 자료에 따르면 애리조나의 경우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후보를 제쳤고, 노스캐롤라이나는 선거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 역시 선거 8일 전 동률을 이룬 뒤 선거 전날까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 트럼프 4년전 승리 이끈 '뒷심' 발휘할까
하지만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전과 같은 뒷심을 발휘하는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15년 중 10년간 소득세 납부 '0원', 지난달 29일 1차 TV토론의 부진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이라는 대형 악재까지 겹치면서 선거전이 제대로 탄력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마저 띤다.
미 유력경제지 포브스는 "경합주 여론조사는 느린 추세지만 바이든 후보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15일 기준 6개 경합주 격차가 지난달 29일 3.6%포인트에서 거의 5%포인트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일부 외신은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아이오와, 오하이오, 조지아, 텍사스도 경합주에 해당한다는 보도까지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성해야 할 지역이 더 늘었다는 의미다.
특히 바이든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승리하는 러스트벨트 3개 주만 이겨도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306명으로 힐러리 후보(232명)보다 74명 많았다.
러스트벨트 3개 주에 걸린 선거인단은 모두 46명이다. 바이든 후보가 남부 3개주에서 패배하고 이들 3개주에서 승리하는 대신 나머지 주들은 4년 전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가정할 경우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 270명을 넘긴 278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 아직은 안갯속…투표율·막판 악재 등 변수 여전
그러나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데다 앞으로 남은 선거전에서 어떤 이슈가 터져 나올지 알 수 없어 상황을 속단하긴 쉽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 '샤이 트럼프'가 여전히 적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민주당 지지층이 선호하는 우편투표와 사전 현장투표 급증은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선거 당일 민주당 지지층의 현장투표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투표율도 관건이지만 충성 지지층이 많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를 투표장으로 이끄는 데 우위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선거전 막판 네거티브 등 악재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트럼프 캠프 측은 최근 바이든 후보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의혹을 고리로 총공세에 나선 양상이다.
이를 반영하듯 바이든 캠프의 젠 오말리 딜런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선거전에서 가야 할 길이 여전히 멀다"며 "이번 경쟁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좁혀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경각심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다가올 몇 주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기사에서 경합주 공화당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이 끔찍하다고 확신하진 않는다면서 공화당 지지층의 높은 열정과 시골 지역의 강한 지지 등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고 보도했다.
위스콘신주 공화당 의장인 앤드루 히트는 4년 전 트럼프 승리의 동력이 된 시골 지역이 여전히 밝은 붉은 빛을 발하고 있다며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는 점에는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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