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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잇조각'된 휴전합의…전의 불태우는 아제르·아르메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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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잇조각'된 휴전합의…전의 불태우는 아제르·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아르메니아가 송유관 공격하려 해"
아르메니아 총리 "우리 민족에 너무나 중대한 전쟁…절대 물러나지 않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분쟁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싼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 10일 러시아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지만 사실상 휴전 합의는 종잇조각이 된 상황이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터키 하베르튀르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르메니아가 우리의 송유관을 공격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메니아가 송유관을 공격하려 한다면, 그들은 심각한 결과를 맛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카스피해 유전에서 추출한 원유와 천연가스를 송유관과 가스 파이프를 통해 수출하고 있으며, 원유 및 가스 수출액은 아제르바이잔 전체 수출액의 약 80%를 차지한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아제르바이잔의 민간 시설을 목표로 한 모든 아르메니아 내 군사 시설을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하고 "터키와 아제르바이잔 테러리스트 동맹은 아르차흐(나고르노-카라바흐)와 아르메니아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순간에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우리 민족에게 너무나 중대한 전쟁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아르메니아 민족이 해야 할 것은 오직 하나다. 단결하고, 우리가 가진 모든 잠재력을 동원하고, 결정타로 적을 멈추게 하고 최종 승리를 이룩하는 것, 즉 나가르노-카라바흐 분쟁의 최종 해결을 보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지난 달 27일부터 18일 간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교전 중이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옛 소련의 일원이던 시절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다.
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세운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은 1992∼1994년 전쟁을 치렀다.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적 지배를 하는 분쟁지역으로, 미승인국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은 2017년 '아르차흐'로 명칭을 바꿨다.
양측은 지난 10일 러시아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지만, 그 직후부터 상대방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이날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선을 더 깊숙한 곳으로 밀어붙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아제르바이잔 군이 나고르노-카라바흐의 8개 마을을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일부 지역에서 후퇴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인 통제력을 잃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휴전을 중재한 러시아는 양측에 휴전 합의를 준수하라고 촉구했으며,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 해결을 위한 '민스크 그룹'의 틀 안에서 대화를 재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은 민스크 그룹의 공동 의장국인 미국·러시아·프랑스가 편파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터키가 공동 의장국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터키는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을 군사·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양국 국민은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서로를 형제국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터키가 민스크 그룹의 공동 의장국이 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아제르바이잔의 주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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