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지역 뉴딜, 효율적 추진으로 '균형발전' 디딤돌 되길
(서울=연합뉴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가발전 프로젝트인 한국판 뉴딜이 지역 균형 발전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13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열어 그린뉴딜과 디지털 뉴딜, 안전망 강화 등 3축으로 구성된 뉴딜 개념에 지역 균형 발전을 추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 시대 이후를 겨냥한 단순한 경제구조 대전환 전략에서 벗어나 뉴딜 프로젝트를 국가 균형 발전도 꾀하는 전략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취지다. 이는 수도권 집중이 심화하고 지역경제 양극화의 폐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너무 당연하다. 미래 국가발전 전략에 지역 균형 개념을 넣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지역 균형 뉴딜은 한국판 뉴딜사업을 지역으로 확장하는 개념이다.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지역사업과 지방자치단체 주도 뉴딜사업, 공공기관선도형 뉴딜사업으로 나뉘어 추진된다고 한다. 중앙정부의 한국판 뉴딜 지역사업에만 무려 75조3천억원이 투입된다. 전체 뉴딜사업 투입자금(160조원)의 47%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스마트시티나 지능형 재해관리시스템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변화를 주도할 인프라는 중앙정부가 맡고, 첨단 도로 교통체계 등은 중앙·지방 정부가 매칭 프로젝트 방식으로 진행한다. 신안 해상 풍력단지 조성(전남), 공공 배달 플랫폼 구축(경기) 등 지역의 특성을 살려 자체 발굴한 사업들은 지자체가 맡는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지능형 디지털 발전소를 구축하는 한전의 사업을 포함해 공공기관들도 다양한 형태로 지역 뉴딜사업에 참여한다. 정부는 공모사업 때 뉴딜 지역사업에 가점을 주는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을 통해 지역 뉴딜 사업을 돕기로 했다.
뉴딜 지역사업에 대한 지자체들의 관심은 뜨겁다. 이번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는 문 대통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청와대와 정부 인사뿐만 아니라 각급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참석했다. 광역단체 11곳과 기초단체 125곳이 경기형 뉴딜, 강원형 뉴딜 등 지자체가 스스로 발굴한 사업 구상을 내놨다고 한다. 이들 지자체가 민간자본까지 끌어들여 벌써 뉴딜사업에 시동을 걸려는 모습에서 이번 사업에 거는 이들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추정케 한다. 정부는 지역 뉴딜 사업에 대한 지자체들의 열정과 관심이 헛되지 않도록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물꼬를 터주기 바란다.
하지만, 국가 균형 발전이나 지역경제 활성화가 시대 흐름에 맞는 국가적 과제라고 하더라도 중구난방으로 진행하다 보면 적지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지자체들이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심정으로 너도나도 사업계획을 추진하다 보면 국가적 차원에서 중복투자와 비효율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지역 균형 발전을 꾀하려면 중앙 정부가 전국의 거점 단위 별로 중복되지 않게 어떤 인프라를 배치해야 할 것인지 등을 포함한 국가 차원의 거시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지역 균형 발전은 연말까지 확정될 것으로 알려진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과도 맞물려 있다. 한국판 뉴딜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고 비대면·디지털화에 대응하며 미래에 대비하려는 목적으로 출발했고, 뉴딜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일반 국민들의 참여도 허용하고 있다. 욕심이 앞서 지자체끼리 지나친 경쟁으로 사업이 부실화한다면 국가에도, 지자체에도, 국민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사업 주체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이 거시적 안목을 바탕으로 정교한 협업과 치밀한 계획 하에 사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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