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家, 소유리조트에 대동한 비밀경호국에 방값 청구"
"취임 이후 트럼프 사업체에 지급된 예산 13억8천만원"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녀들이 가족 사업에 백악관 비밀경호국의 예산을 남용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가 공문서 정보공개 요청과 소송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자체 집계한 결과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달까지 미국 정부는 트럼프 일가 소유의 호텔이나 리조트 등 사업체에 120만 달러(13억8천만원)를 지급했다.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가족이 소유한 사업체를 270여차례 방문하면서 발생한 비용으로 나타났다.
또 WP가 입수한 비밀경호국의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가 소유 리조트나 호텔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녀와 가족이 사용한 정부 예산은 지금까지 최소 23만8천달러(2억7천만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는 고객들에게 돈을 받고, 대서양 횡단 여행을 가이드하면서 비밀경호국 요원들을 스코틀랜드의 골프 코스에 대동했다.
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캐나다에 사냥하러 여행을 가서 밴쿠버의 트럼프 호텔에 묵는데 비밀경호국 요원들과 동행했다.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비밀경호국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골프클럽으로 계속 반복해 대동했다.
이런 여행에서 비밀경호국 요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녀를 경호하기 위해 그곳에 머물렀고 이는 트럼프가 사업에 감춰진 부수입이 됐다.
트럼프의 자녀들이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리조트나 호텔 등을 방문할 때 동행한 비밀경호국 요원에 대해 비용을 정부에 청구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사는 여행마다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이용한 객실에 대해 미국 정부에 수백, 수천달러를 청구했다. 비밀경호국은 때에 따라서는 여러 개의 객실 또는 별실을 예약했다.
정부 윤리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녀들에 대한 비밀경호국의 경호가 잘못된 게 아니지만, 사적 여행에 동행한 비밀 요원의 객실에 대해 비용을 청구한 행위는 납세자의 돈이 트럼프 가족의 사업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트럼프 일가가 정부 예산으로 뒷받침되는 경호를 남용해 개인적인 재정적 이익을 얻으려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정부감시단체 '정부감시 프로젝트'의 스콧 에이미는 "윤리적으로 봤을 때 그들이 아버지가 백악관에 있다는 사실로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건가"라고 반문하면서 "그들은 이 돈을 쉽게 갚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연방정부와 납세자가 이를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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