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 트럼프 작심 비판 "국민을 위험에 내몰아"
"코로나 실제위협 아닌 것처럼 가스라이팅"…인종주의 대응 백인에 "공감" 요청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에 내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바마 여사는 이날 공개한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유행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그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시해왔고 대유행 기간 내내 대규모 선거유세를 하겠다고 주장함으로써 "다 알면서도 지지자들을 위험한 바이러스에 노출되도록 했다"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감염되고도 경호 요원들을 차량에 태우고 지지자 격려에 나서는가 하면 군 병원 입원 사흘 만에 퇴원하며 "코로나19를 두려워 말라"고 해 안전불감증이란 비난에 휩싸였다. 특히 백악관 복귀 즉시 마스크를 벗고 사진 촬영하는 '쇼'를 펼쳐 보여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오바마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내 발병) 7개월이 지난 지금도 코로나19에 대한 계획이 없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심지어 그 간단한 조치가 무수한 생명을 구할 수 있음에도 타인에게 그렇게 하라고 부추기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유행이 실제 위협이 아닌 것처럼 행동함으로써 미국인을 '가스라이트'(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조작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적 언사로 유색인종에 대한 두려움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찰의 조지 플로이드 살해 이후 인종 정의 시위에 참여한 유색인종에게 폭력과 위협을 가한 죄가 있다면서 흑인은 오랫동안 너무 많은 사람이 그들을 "억눌러야 할 위협"으로만 보는 현실 속에 살아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종주의·공포·분열은 강력한 무기이며, 이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으면 이 나라가 그로 인해 파괴될 수 있다"며 백인들에게 "공감"을 요청했다.
아울러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혼란을 끝낼 경험과 성품을 지닌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면서 "마음과 양심을 찾아 그에게 투표하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여사는 바이든 후보가 부인과 딸을 교통사고로 잃고 아들을 암으로 먼저 보냈음에도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가족, 부자를 풍요롭게 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며 "그는 주식 이득을 자랑하지만, 블루칼라 일자리 창출이나 저렴한 의료서비스, 코로나19, 총기폭력 등 일반 국민 삶에서 볼 때 자랑할 게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오바마 여사는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화상 연설자로 나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잘못된 대통령"이라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honeyb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