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기든 시위 벌어진다…미 경찰, 대선 후 소요 대비 훈련
뉴욕경찰, 1990년대 이후 최대규모 대응연습…볼티모어 등 다른 도시도 비슷한 훈련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후 대규모 시위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관측에 뉴욕을 비롯한 대도시 경찰이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미 최대 경찰 조직인 뉴욕경찰(NYPD)이 11월 대선과 새 대법관 인준 투표 후 광범위한 소요가 벌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시위 대응 훈련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PD 소속 경찰관 3만5천명 전원을 대상으로 한 이번 훈련은 최소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 대응 연습이라고 새뮤얼 라이트 NYPD 부국장이 밝혔다.
현재까지 8천600명의 경찰관이 뉴욕시 퀸스의 경찰학교에서 훈련을 마쳤고, 나머지도 11월까지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라이트 부국장은 WSJ에 "우리는 여러 해 동안 이와 같은 규모의 시위에 대응한 적이 없었다"며 "우리 경찰관들이 시위대와 대규모 군중의 치안 유지에 관한 적절한 기술과 규정, 절차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틀에 걸친 NYPD의 시위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관들은 150∼200명 규모의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 2시간 반 동안 실내 교육을 받고, 4시간 반 동안 운동장에서 시위대 역할을 맡은 훈련생들과 다양한 상황에서의 롤플레잉 전술 훈련을 받는다.
경관들은 또 적대적인 군중과 맞닥뜨렸을 때 평정심을 유지하는 법, 군중 심리를 이해하는 법을 포함한 긴장 및 폭력 완화 교육도 수강한다.
NYPD는 지난 5월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관의 무릎에 눌려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전국적인 시위 사태가 벌어지자 7월부터 이 같은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와 별도로 NYPD는 빠르게 이동하는 시위대를 따라잡기 위해 자전거 경찰관들을 현장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라이트 부국장은 "이 모든 훈련은 뉴욕시민과 우리 경찰을 안전하게 하고, 수정헌법 1조(언론·종교·집회의 자유를 규정한 조항)의 권리를 자유롭게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선 후 시위 사태에 대비하는 것은 뉴욕 경찰뿐만이 아니다.
마이클 해리슨 볼티모어 경찰국장은 WSJ 인터뷰에서 "투표소에 경찰관을 배치할 가능성에 대비한 작전 계획을 만들고, 동시에 벌어지는 여러 시위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한 전략을 짜고 있다"며 시위 대비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리슨 국장은 다른 도시에서도 비슷한 훈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경관들에게 긴장 완화 기술 등을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NYPD 특수기동대(SWAT) 감독관 출신인 키스 테일러 존제이칼리지 부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낙선하면 일부 우익 극단주의자들이 폭력을 저지를 수 있다"며 "그가 이겨도 폭력이 일어날 수 있고, 져도 폭력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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