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입원' 복합위기에 미국 외교안보 약해졌다"
WP "도발대응·외교정책 이익 증진에 열악한 위치"
"산만한 모습 보인다"… 폼페이오 방한연기도 지적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미국이 인종차별을 비롯한 내부적 갈등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입원함으로써 외교·안보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5일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의 입원을 포함한 복합적 위기가 미국을 잠재적인 취약성의 소용돌이에 빠뜨렸다고 평가했다.
WP는 미국이 자신의 어려움에 사로잡혀 적국의 도발에 대응하거나 동맹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외교정책의 이익을 증진하거나, 민주주의의 신뢰할만한 모델로서 기여하는 데 있어서 '열악한 입장'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을 전후로 백악관 참모들이나 공화당 소속 의원 등이 잇따라 코로나19에 감염되고 미 상원이 2주간 일정을 중단키로 한 상황 등을 거론했다.
WP는 특히 존 랫클리프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 등을 거론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팀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해있다고 전했다.
WP는 폼페이오 장관이 방한 일정 연기와 관련해서도 "국무부가 설명 없이 연기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3일 "폼페이오 장관이 일본 도쿄를 4∼6일 방문할 것"이라면서도 당초 예정됐던 한국과 몽골 방문을 연기한 바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 대테러센터 국장을 지낸 닉 라스무센은 "나약함과 분열, 무엇보다 산만함이 보인다"면서 "우리가 너무 자기 만족적이고, 내적 지향적이고, 우리 자신의 독성에 사로잡혀 현재 어느 곳 어떤 문제도 3~4차원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주의가 산만해졌을 때 실수를 한다"고 우려했다.
중앙정보국(CIA) 국장 대행을 지냈던 존 맥로린은 "정상적인 정부에서는 이 같은 일부 기능장애(충격)를 흡수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 행정부는 국가안보 정책에서 정책 결정은 매우 피상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WP는 다만 중국과 러시아 등이 미 선거 방해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함한 이들 국가의 지도자들이 코로나19를 앓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이나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 시 미국 차기 정부에 의한 대가를 우려해 향후 수주 내에 미국에 더 강력한 도전을 하기를 꺼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병세 악화에 따른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듯 수명의 국가안보 베테랑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을 이양해야 할 경우 미국이 글로벌 위기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스티븐 해들리는 "일부 적들이 미국이 산만해져 있다고 생각해 무슨 일을 벌일 수도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도발 때문에 군통수권자, 진정한 대통령이 될 기회를 잡아 미국민들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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